4대 금융지주 시총 '훨훨'...KB금융 12조 원 늘고 하나·우리금융 60% 이상 증가율

2025-07-11     박인철 기자
4대 금융지주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비금융 대기업들에 비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현재까지 38%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시총 액수는 7조~12조 원씩 늘어났다. 

코스피 지수 상승률이 상반기 3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연초부터 이어진 주주환원 정책 강화, 호실적 그리고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금융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10일 기준 4대 금융지주 시총은 KB금융(회장 양종희) 44조5548억 원, 신한지주(회장 진옥동) 34조6594억 원으로 올 초 대비 38.9%, 44.5%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 우리금융지주(회장 임종룡)도 규모는 적지만 증가율은 60% 이상을 기록했다. 각각 26조2515억 원, 18조7133억 원으로 연초 대비 60.9%, 63.9%씩 올랐다. 

반면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다른 대기업 시총 추이는 금융지주와 대조적이다. 실제 현대자동차는 올 초 44조3962억 원이었던 시총이 10일 기준 42조5896억 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에따라 KB금융이 현대차를 제치고 시총 전체 5위에 올랐다.
 
금융지주 주가도 오름세다. KB금융(11만6800원), 신한지주(6만9900원)는 같은 기간 38.3%, 44.7% 올랐고 하나금융지주(9만2200원), 우리금융지주(2만5200원)도 60% 이상 오르며 순항 중이다.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밸류업 전략이 적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양종희 회장은 '밸류업 최우선' 행보를 보이며 KB금융 주가를 15년 만에 코스피 5위권에 올려 놓았다.

양 회장은 본인을 포함한 전 계열사 대표 및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직접 보였다. 지난 5월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200억 원 상당의 자사주 120만 주를 소각했다. 

KB금융은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를 40%까지 확대하며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데 성공하는 등 상반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 유력하다.  주주환원율 또한 57.2%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 진옥동 회장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신한지주의 발행주식 수가 많은 것이 그간 저평가의 주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며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과거 사모펀드 유상증자 등으로 늘어난 주식 수를 줄이기 위해 2027년까지 유통 주식 수를 4억5000만 주까지 감축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지난달 약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1034만 주를 소각한 것도 당초 계획보다 두 달 앞당겨 시행한 것이다. 주주환원이라는 의지와 새 정부의 밸류업 기조에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움직였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밸류업 모범사례’가 돼야 한다는 목표 아래 책임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부터 연간 배당 총액을 1조 원으로 고정하고 이를 매 분기 균등하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배당 예측 가능성을 높여 주가 변동성을 줄이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함이다.

현금 배당 중심에서 벗어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주주환원의 중심축으로 삼았다. 상반기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4000억 원의 자사주 매입을 조기 완료한 하나금융은 하반기 추가 움직임을 통해 시중은행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수익률 9.4%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를 그룹 도약 기반을 확보하는 해로 삼고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증권업 재진출·보험사 인수 등의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며 10년 만에 증권업에 다시 진출했고 동양·ABL생명을 인수하며 기업가치를 한 단계 높였다.
 
올해 1분기 배당금도 주당 200원으로 지난해 대비 11% 증가시켰다. 연초에 있었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 확대에 이은 추가적인 주주환원 조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