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퇴직연금 가입하면 상품권 준다고?...미래에셋·한투 등 '실물이전' 맞춰 고객 쟁탈전

2025-07-14     이철호 기자
주요 대형 증권사들이 퇴직연금 가입 시 백화점 상품권 최대 3만 원을 지급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시행된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에 따라 업권별 퇴직연금 고객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증권사들은 은행 고객 유치를 위해 연중 상품권 증정과 서비스 강화에 나서는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 NH투자증권(대표 윤병운), 삼성증권(대표 박종문), KB증권(대표 김성현·이홍구) 등 대형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일정금액 이상 순입금 혹은 관련 서비스 가입 시 백화점 상품권을 최대 3만 원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현행 퇴직연금감독규정상 퇴직연금 특별이익은 연간 3만 원 한도로 제공된다.

특히 타사에서 이전한 고객에게는 이벤트 인정금액을 최대 2배까지 적용한다. 예를 들어, 타사에서 퇴직연금 잔고 1000만 원을 실물이전하면 이전금액은 2000만 원이 인정되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IRP(개인형 퇴직연금) 순입금액이 1000만 원 이상인 경우 구간에 따라 신세계 모바일상품권 1~3만 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9월 말까지 실시하고 있다. 

또한 MTS 내 '투자 NOW', 유튜브 '스마트머니' 등에서 제공하는 연금 콘텐츠 의견을 작성한 개인·퇴직연금 고객 중 매월 50명에게 BBQ 황금올리브 치킨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7월 한 달간 뱅키스 IRP 신규 개설 후 10만 원 이상 입금고객에게 신세계 모바일상품권 1만 원을 제공한다. 또한 300만 원 이상 순입금한 고객에게 구간에 따라 신세계 모바일상품권 1~3만 원을 지급한다. 타사 계약 이전 및 ISA 만기 입금 1000만 원 이상인 경우에는 2배수가 적용된다.

삼성증권도 IRP 신규 개설 후 1만 원 이상 1000만 원 미만 순입금한 고객에게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을 증정하고 있으며 순입금액이 1000만 원 이상이라면 구간에 따라 신세계 모바일 상품권 1~3만 원을 지급한다. 

NH투자증권은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일임서비스 계약 고객 중 300명에게 이마트 모바일상품권 3만 원을 증정하고 신규 IRP·DC(확정기여형) 계좌로 퇴직연금 주식 모으기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이마트 모바일상품권 1만 원을 제공한다.

KB증권은 DC 계좌 순매수 금액이 100만 원 이상인 고객에게 구간에 따라 신세계 상품권 1~3만 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또한 DC 계좌에서 디폴트옵션을 등록하면 신세계 상품권 2만 원을 지급한다.

증권사들은 이벤트뿐만 아니라 투자 가능 상품 확대, 자산운용·컨설팅 지원 등 퇴직연금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일부터 MTS를 통해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장내채권 매매를 지원하기 시작했으며 NH투자증권은 디지털사업부 산하에 퇴직연금 PB팀을 신설해 비대면 VIP 연금고객을 대상으로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했다. 

KB증권도 MTS에 '연금 인사이트' 화면을 신규 오픈하고 연금자산 현황에서 추천 ETF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컴퓨터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투자자 성향별 맞춤형 포트폴리오에 따라 IRP 적립금을 일임 운용하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퇴직연금 실물이전 시행 이후 6개월 간 은행 퇴직연금 적립액은 9389억 원 순유출된 반면 증권사는 9103억 원 순유입되며 증권사로의 퇴직연금 자금 이동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ETF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더 높은 수익률을 위해 은행·보험에서 증권사로의 퇴직연금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며 "특히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ETF 투자가 자유로운 증권사를 선택하는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