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OK저축은행, 중금리 대출 취급액·건수 급증...애큐온·한국투자·웰컴저축은행은 급감

2025-07-22     이은서 기자
자산기준 상위 5대 저축은행의 상반기 중금리 신용대출(사잇돌 제외) 신규 취급액에서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SBI저축은행(대표 김문석)과 OK저축은행(대표 정길호) 취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증가했다. 이와 달리 애큐온저축은행(대표 김희상), 한국투자저축은행(대표 전찬우), 웰컴저축은행(대표 김대웅)은 급감했다. 

연초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중금리 대출 확대라는 상반된 정책을 동시에 내놓으면서 저축은행별로 정책의 해석 차이에 따라 취급액이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액은 1조5236억 원으로 업계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증가율도 76.4%로 가장 높았다. 취급건수도 9만8736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5만3653건 대비 84% 늘었다. 

OK저축은행의 취급액은 5543억 원으로 19.8% 증가하며 업계 2위 규모를 기록했다. 취급건수는 5만6499건으로 49.2% 증가했다. 

중금리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중·저신용자를 위한 제도로 올해 하반기 저축은행의 금리 상한은 16.51%로 조정됐다. 상반기 금리 상한 17.14%보다 0.63%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올 초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에 중금리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취급 증가율을 2~7% 수준으로 제한하며 가계대출 규제를 주문했다. 목표치는 저축은행별로 다르게 설정됐다. 

이와 동시에 금융당국은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위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 활성화 정책도 추진하면서 저축은행들은 상반된 정책 기조 사이에서 혼선을 겪었다.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측은 개별적으로 부여받은 가계대출 취급 증가율 목표치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서민금융 정책 취지에 따라 중금리 신용대출을 지속적으로 취급했다는 입장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 시장에 진입한 지 10년째로 업계 내에서도 사업을 일찍 시작한 편”이라며 “시장 진입이 빠른 만큼 중금리대출 비중이 크고 이에 따라 절대적인 취급 금액도 많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애큐온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액이 5000억 원 이상이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30.4% 감소한 3575억 원, 한국투자저축은행은 89.1% 급감한 567억 원을 기록했다.

취급건수는 애큐온저축은행 2만1039건, 한국투자저축은행 1만2800건으로 각각 41.5%, 50.2% 감소했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취급액이 412억 원으로 41.4% 급감했다. 취급건수는 2384건으로 45.6% 감소했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는 저축은행별 중금리대출 취급액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7일 금융당국이 ‘수도권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각 금융권의 하반기 가계대출 공급량에 대해 당초 계획 대비 50% 줄이도록 요구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은행권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은 1~2%, 상호금융은 2% 후반대, 저축은행은 4%, 지방은행은 5~6%대로 설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 금융업권에 가계대출 공급량을 50% 줄이도록 요구한 만큼 올해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저축은행들도 총량 감축 요구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상당수는 이미 취급액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