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 개인기업] 승산, GS 총수 후보 허용수 일가의 돈줄…두 아들에 10년간 100억 배당하며 승계 대비
2025-07-29 선다혜 기자
GS家 창업 3세 중 막내인 허용수(57) 사장은 그룹 지주사인 (주)GS 지분 5.3%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이고, 그룹 핵심 계열사인 GS에너지 대표를 7년간 맡으면서 차기 그룹 총수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허 사장은 개인지분 외에도 승산이라는 개인기업을 통해 지주사 지분 0.32%를 더 갖고 있다. 법인 주주 중에서는 동행복지재단(1.62%)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지녔다.
허 사장의 부친인 고(故) 허완구 회장이 1969년 설립한 승산은 내부거래를 통해 몸집을 키우며 승산그룹을 형성하기도 했으나 일감몰아주기 규제 이후 계열사들을 하나로 통합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허용수 사장은 승산을 통해 GS그룹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것은 물론, 매년 100억 원 이상의 배당 수익으로 주머니를 불리고 있다. 현재 허용수 사장 일가의 자산은 허 사장에게 집중돼 있는데 향후 장남 허석홍(24)씨, 차남 허정홍(21)씨를 위한 승계과정에서도 승산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허용수 일가 회사인 승산은 허 사장이 62.6%로 최대주주이고, 여동생인 허인영(53) 승산 대표가 23.4%, 허석홍(24)씨 6.7%, 허정홍(21)씨 4.8%, 허 대표의 모친인 김영자 승산나눔재단 이사장 2.4% 등 오너 일가 5명이 지분 100%를 나눠 가지고 있다.
(주)GS는 승산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나 공정거래위원회가 동일인으로 지정하고 있는 허창수 GS건설 회장과 허용수 사장이 사촌관계인 특수관계인이기 때문에 승산은 GS그룹 계열사에 속해 있다.
승산은 허인영 대표가 이사회의장과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허 사장과 김 이사장이 이사를 한 자리씩 맡고 있다. 사내이사 자리 5개 중 4개가 허용수 일가가 차지하고 있어 경영에 외부 입김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허용수 사장, 승산 배당으로 (주)GS 지분 확대하며 그룹서 존재감 키워
허 사장은 1997년 승산 상무로 입사하며 경영에 참여했다. 2000년 대표에 선임됐고 2006년 ㈜GS로 자리를 옮겼다.
2012년 GS플라텍 대표, 2015년 GS에너지 자원사업본부장, 2016년 GSEPS 대표를 역임했다. 2018년 11월부터는 GS에너지 대표를 맡고 있으며, 2022년부터는 GS칼텍스의 기타비상무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허 사장은 GS그룹 창업 3세 중 막내이자 그룹 내에서 ㈜GS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4세 ‘홍 라인’의 맏형인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와 두 살 밖에 차이 나지 않고, 그룹 주력인 에너지 분야를 오래 맡아온 덕에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총수로 거론된다.
실제 허 사장은 (주)GS 지분 5.3%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허태수 회장(2.1%)보다 두 배 이상 많고, 허창수 GS건설 회장(4.7%)보다도 0.6%포인트 높다.
허 사장은 그룹 내 존재감은 승산을 통해 갖춰졌다.
허 사장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주)GS 지분을 4.1%에서 4.5%로 늘렸다. 2016년에는 부친으로부터 0.8% 지분율에 해당하는 주식을 매입했다.
승산의 배당은 허 사장이 (주)GS 지분을 확보하는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승산은 영업적자 지속 탓인지 2010년부터 배당을 중단했다가 2014년 재개했다. 당시 35억 원을 배당했고 2017년에는 50억 원, 2018년에는 120억 원으로 늘었다. 특히 2014년과 2017년에는 적자배당도 실시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승산은 거의 매년 100억 원 이상의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배당성향이 50% 이상이었던 적이 4번에 이른다. 지난해 역시 72.3%로 높다.
1969년 설립된 승산은 GS홈쇼핑‧GS칼텍스 등 계열사로부터 일감을 받는 물류사업을 했다. 2010년대 초반 내부거래 비중은 40%로 높았다. 2019년과 2020년은 95% 이상으로 매출의 대부분을 계열사에 의존했다.
지난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자 보유하고 있던 물류센터 등을 매각하며 계열사와의 거래를 빠르게 줄이고 리조트와 골프장·임대업의 규모를 키웠다.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2.2%에 불과하다. 연간 매출은 300억 원 안팎이다.
다만 내부거래가 끊어진 이후 승산은 영업적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허완구 회장이 인수한 美 철강 자회사 덕에 허용수 일가 지갑 두둑...4세 승계도 무리 없을듯
허 사장이 승산으로부터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얻는 것은 내부거래로 인한 매출 덕은 아니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던 시절에도 승산은 줄곧 영업적자를 냈다.
배당 재원은 허 사장이 승산에 입사하기도 전인 1991년 부친인 허완구 회장이 인수한 미국 철강 유통업체 파웨스트스틸 덕분이다. 승산은 영업적자에도 불구 2018년부터 100~500억 원가량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 순이익의 대부분은 파웨스트스틸로부터 받는 배당금이다.
승산이 지분 89.4%를 보유한 파웨스트스틸은 미서부 지역에 후판·강판·파이프 등 각종 철강재를 유통하고 판매한다.
허 사장은 승산과 (주)GS로부터 2024년도 배당으로 200억 원을 받았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배당과 연봉으로 받은 150억 원보다도 많다.
현재 허석홍 씨는 승산 지분 5.68%, 허정홍 씨는 4.4%를 보유했다. 허석홍·정홍 씨 역시 승산으로부터 최근 10년간 각각 56억 원, 43억 원의 배당을 받았다.
두 아들의 승산에 대한 자산승계율은 18.4%다. 허용수 일가가 보유한 (주)GS 지분을 고려해도 자녀세대로의 승계율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순자산가치 기준으로 산정한 승산의 1주당 가치는 22만1466원이다. 이를 단순 적용할 경우 허 대표가 보유한 62.6%의 지분 가치는 2586억 원이다.
두 형제가 증여 방식으로 절반씩 넘겨받는다고 가정하면 각각 약 7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
승산의 배당 확대 기조 속에서 두 형제가 꾸준히 자금을 축적하면 승산을 승계하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승산의 배당은 허석홍·정홍 형제가 GS그룹이 4세 시대로 넘어갈 상황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허석홍 씨는 (주)GS 지분 1.08%, 정홍 씨는 0.6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아직은 나이가 어린 탓에 4세들 중 허세홍 GS칼텍스 대표(GS 지분 2.37%),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3.44%), 허윤홍 GS건설 사장(0.53%), 허서홍 GS리테일 대표(2.15%), 허철홍 GS글로벌 부사장(1.37%) 등과 함께 후계 구도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지주사 보유 지분율은 크게 뒤지지 않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