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저금리 자금 조달' vs. '조합 친화'...삼성물산-대우건설, 개포우성7차 제안서 들여다보니

2025-07-30     이설희 기자
“이익은 조합이 가져가십시오. 삼성은 명예만 가져가겠습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우는 눈앞의 숫자가 아닌 함께 완성할 미래를 먼저 생각합니다.” 대우건설
 
▲개포우성7차 전경

삼성물산 건설부문(대표 오세철)과 대우건설(대표 김보현)이 개포우성7차 시공사 선정을 위한 본격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지난 2020년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시공사 선정 이후 5년 만에 맞대결이다. 당시 경쟁은 삼성물산의 승리로 끝났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인근에 개포우성7차 홍보관을 열었다. 홍보관은 8월 22일까지 운영된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루미원’을 옮겨둔 120분의 1 모형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우건설은 예비 입주자를 위한 VR 콘텐츠도 추가로 마련했다.

개포우성7차는 예상 공사비만 67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장이다. 이번 수주전은 하반기 이어질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교두보가 될 전략적 분수령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공사 선정은 오는 8월 23일 총회를 통해 결정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개포우성7차 현장 설명회

삼성물산은 우량한 신용등급을 토대로 한 낮은 금리의 사업비 조달이라는 공약을 내걸었다. AA+라는 높은 신용 등급을 앞세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100%+@를 제안했다. 이를 통해 조합원의 금융 부담을 줄이고 실질적인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업계 최고 등급의 신용등급을 토대로 조달 시점에서 최저 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중 최저금리라고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금리는 제시하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LTV를 100%로 높게 제시한 만큼 여유롭게 자금을 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많이 빌린 만큼 이자 부담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대안설계 기준 공사비로는 3.3㎡당 868만 원인 6756억 원을 제시했다. 사업비 전액은 삼성물산의 신용보증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향후 조합 수입 재원으로 상환한다는 조건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래미안 루미원' 단지 모형도

삼성물산은 단지명 ‘래미안 루미원’을 제안하며 5세대 래미안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포 일대에 조성된 단지는 앞선 2~3세대 래미안이다. 래미안 루미원은 5세대 래미안이 적용되는 개포 최초의 단지다.

삼성물산은 스카이브릿지가 아닌 2개 랜드마크 주거동 최상층에 스카이커뮤니티를 조성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스카이브릿지 인허가 문제가 사업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불안 요소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전 용산구 남영2구역과 한남4구역 등에서는 스카이브릿지를 제안했지만 이번에는 인허가 리스크를 이유로 스카이브릿지 설치를 제외한 셈이다.

삼성물산은 대청역과 단지 사이 연결을 고려한 지하철역 연계특화설계를 반영했다. 단지와 역을 연결하기 위한 인허가도 지원한다.

단지 설계는 글로벌 디자인 그룹 아르카디스와 협업했다. 유선형 외관을 선택해 인근에 자리 잡은 아파트들과 차별화된 외관을 선보였다. 10개 동·2열 구성을 배치해 최대 43m의 동 간 거리를 확보했다.

단지 중심에는 3000평 규모의 축구장 1.5배 크기의 중앙광장과 300년 된 느티나무 상징목이 배치된 5000평 규모의 테마숲과 3.5km 순환 산책로도 조성된다.

내부는 삼성물산의 층간소음연구소를 통한 기술이 적용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등록된 층간소음 기술 중 가장 압도적인 성능을 갖춘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라며 "삼성물산은 슬라브 두께 250mm에 150mm짜리 완충재가 적용되는 것에 비해 대우건설은 슬라브도 10mm 얇고 경량 충격음도 10mm 얇은 기술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개포우성7차에 지하 4층, 22m 높이의 '아트리움' 커뮤니티 공간도 소개했다. 아트리움은 크리스탈 형태의 돔 형태의 중정이다. 여기에 투과된 빛이 지하 커뮤니티 시설을 비춘다.

 
▲대우건설 개포우성7차 현장 설명회


대우건설은 조합원 분담금 절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일반분양 수익을 극대화하고 사업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우건설은 ▲일반분양 37세대 물량 추가 확보 ▲사업비 대여 금리 CD+0.0% ▲물가상승 반영 18개월 유예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등을 약속했다. 이를 통해 세대당 6억2000만 원, 총 4700억 원 이상의 분담금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입찰보증금 300억 원을 이미 도성예금증서(CD)+0.0% 조건으로 대여까지 완료한 상태다. 이후 사업비는 PF를 통해 사업비 전액을 조합에 빌려줄 예정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을 서 CD+0.0%로 PF가 실행되면 조합은 300억 원을 대우건설에 내주는 조건이다. 건설사 자체 보증보다 HUG 보증을 통하면 금리가 더 낮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대우건설은 삼성물산보다 낮은 LTV 50%를 제안했다. 구체적 금리는 제시하지 않고 금융기관의 경쟁입찰을 통해 가장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금융사를 선택할 계획이다. 빌릴 수 있는 총금액은 적지만 이자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 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우건설 '써밋 프라니티' 단지 모형도


대우건설은 단지명으로 ‘써밋 프라니티’를 제안했다. 개포우성7차는 프리미엄 브랜드 ‘써밋’ 리뉴얼이 최초로 적용되는 단지다.

대우건설은 개포 최장 가링의 스카이브릿지(90m)로 두 동을 연결해 스카이 어메니티를 조성할 계획이다. 다만 스카이브릿지 뚜껑을 덮지 않아 기상 상황에 따라 이용이 불가능 할 가능성이 있다.

대우건설은 스카이브릿지를 뚫린 구조로 설계해 인허가 부담을 줄이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지붕을 덮을 경우 용적률에 포함돼 세대 수가 줄어든다. 조합원 분담금 경감을 위해 세대 수 확대와 스카이브리지 유지라는 절충안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단지와 대청역을 직통 연결한다. 이에 따른 공사비 80억 원은 회사에서 부담할 계획이다.

단지 설계는 장 미셸 빌모트와 협업했다. 정문에 고급 리조트에서 볼 법한 워터테라스와 AI 미디어아트를 조성했다. 단지는 8개 동·2열로 단지를 배치해 넓은 통경축을 확보했다.

대우건설은 개포 지리적 특성상 자주 일어나는 여름철 침수를 막기 위해 단지 레벨을 최대 4.5m 상향 조정해 평탄화를 진행한다. 또한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이동 편의성을 높였다.

대우건설은 단지 중앙에 커뮤니티를 집중 배치해 모든 세대가 쉽게 접근 가능하게 설계했다. 지하 통로를 통해 대청역과 직접 연결해 날씨 영향을 받지 않고 이동할 수 있도록 구상했다. 

남측에는 태양광 패널을 서치해 제로에너지 정책을 따른다. 최상층 펜트하우스에는 대형 테라스를 배치해 조망을 더했다.

이와 함께 전 세대 음식물 쓰레기 자동처리장치 등 실용적인 특화설계도 도입된다. 가구당 엘리베이터 1.15세대(4가구당 5대) 설치로 프라이버시를 높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