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3사 상반기 실적 희비...LG엔솔-영업익 2.5배 급증, SK온-적자축소, 삼성SDI-적자전환

2025-08-04     선다혜 기자
배터리 3사의 상반기 실적이 크게 엇갈렸다. LG에너지솔루션(대표 김동명)은 영업이익이 140% 넘게 급증했고 SK온(대표 이석희)은 전년 대비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반면 삼성SDI(대표 최주선)는 적자 전환하며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상반기 매출은 3.7% 감소한 11조8304억 원, 영업이익은 145.9% 증가한 8669억 원을 기록했다. 호실적 배경에는 북미 생산 비중 확대 및 고수익 제품·프로젝트 물량 증가 때문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홀랜드 공장, 오하이오 얼티엄셀즈 1기, 테네시 얼티엄셀즈 2기 등 3곳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 6월 초부터 글로벌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대규모 양산하기 시작했다. 

이 밖에 오하이오 혼다 합작공장, 조지아 현대차 합작공장, 미시간 랜싱 단독공장, 애리조나 단독공장도 건설 중이다. 북미 고객들의 고수익 물량 증가와 현지 생산을 통한 물류비 절감, 공정·소재·인력 효율화 등을 통한 원가 절감도 영향을 미쳤다. 
 

SK온은 상반기 흑자를 내지는 못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을 줄이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상반기 SK온은 영업손실 7916억 원을 냈지만 올해 3657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 공장 가동률 개선과 판매량 증가에 따른 것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배터리 판매량이 1분기 대비 각각 70%, 30%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사 판매량이 37% 증가했다. 

또한 영업손익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2분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2734억 원이 반영됐다. 이는 전 분기 대비 60%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핵심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의 미국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내 공장 가동률이 상승한 결과다.

3사 가운데 실적이 가장 악화된 곳은 삼성SDI다. 지난해 상반기 490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831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로 BMW,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 주요 고객사의 배터리 수요가 줄면서 삼성SDI도 직격탄을 맞았다. 수요 위축은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졌고 고정비 부담이 늘어나며 수익이 뚝 떨어졌다. 

여기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수혜가 경쟁사 대비 제한적이라는 점도 발목을 잡았다. 삼성SDI는 미국 내 자체 생산공장이 없고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JV)만 운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보다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상반기 실적에서 배터리 3사가 뚜렷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연간 전망에서도 극과 극의 흐름을 예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영업이익 1조8093억 원으로 역대 최대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배터리 생산능력을 올해 말까지 17GWh, 2026년 말까지 30GWh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유럽 시장에서는 중저가 EV 수요에 맞춰 하반기 폴란드 공장에서 고전압 미드니켈(Mid-Ni), LFP 등 경쟁력 있는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 혁신 기술 개발도 지속한다. EV용 LFP는 신규 공법과 건식전극 공정을 적용한 셀을 ESS용 LFP는 고밀도·고집적 설계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SK온의 연간 영업손실은 지난해 1조1270억 원에서 올해는 8312억 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은 지난달부터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겨냥한 LFP 배터리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SK온은 지난달 10일 양극재 전문기업 엘앤에프와 북미 지역 LFP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북미 현지에서 LFP 배터리 생산 체제를 본격적으로 구축하고, 생산라인 전환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연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올해 연간 영업손실은 지난해보다 확대된 1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SDI는 하반기 실적 반등을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진행된 2025년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에서 복수의 국내 프로젝트를 따냈으며, 미국 내 전력용 ESS 프로젝트 수주 계약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북미 현지에서는 올해 4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해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설립한 스타플러스에너지 공장의 EV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해당 공장의 가동률이 올라가면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에서는 유럽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프리미엄 전기차용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미국과 유럽의 다른 OEM들과도 프로젝트 수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