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폐쇄 가이드라인 있으면 뭐해? 저축은행 점포 무더기 폐쇄...OK 3곳, 한투·IBK 2곳씩
2025-08-07 이은서 기자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 무리한 점포 폐쇄를 방지하기 위해 점포 폐쇄 가이드라인을 도입했지만 내점 고객이 급감하면서 점포 통·폐합 속도는 오히려 빨라지고 있다.
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국내 저축은행 점포수는 248곳으로 작년 말 259곳 대비 11곳 감소했다. 감소율은 4.4%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폐쇄 점포수 18곳의 절반을 넘어선 상황이다.
자산규모 기준 2위 저축은행인 OK저축은행이 상반기에만 3곳을 폐쇄했고 한국투자저축은행, IBK저축은행, NH저축은행 등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들도 점포 폐쇄를 단행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3월 전북 전주지점을 광주광역시 지점과 통폐합한 것을 시작으로 4월 말에는 대전지점이 인근에 위치한 대전중앙지점과, 서울 동대문지점은 본점 영업부와 통폐합됐다. OK저축은행의 전체 점포수는 작년 말 18곳에서 현재 15곳으로 3곳 감소했다.
기업은행 계열사인 IBK저축은행도 올해 울산지점과 부산중앙지점이 사라지면서 현재 남은 점포는 4곳 뿐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역시 평택지점과 서울 잠실지점이 사라지면서 남은 지점은 11곳이다.
이 외에도 ▲모아저축은행 ▲BNK저축은행 ▲다올저축은행 ▲NH저축은행 등도 올 들어 점포를 1곳씩 줄였다.
저축은행들은 매년 점포를 줄이고 있지만 지난 2023년 2개 점포가 새로 생긴 이후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신규 점포는 없는 상황이다.
저축은행들이 신규 점포 출점 없이 기존 점포 폐쇄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로 비용 절감이 시급해진 상황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가 맞물린 영향이 크다.
79개 저축은행은 지난 2023년에 당기순손실 5758억 원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순손실 3974억 원을 내며 적자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의 흐름이 빠르게 진행되는 환경 속 비대면 금융거래가 일상화되면서 영업장을 찾는 고객이 감소하는 등 운영 효율화 등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매년 저축은행 점포가 줄어들자 저축은행중앙회도 무리한 점포 폐쇄를 막기 위해 지난해 5월 점포 폐쇄 요건을 강화한 ‘신규 점포 폐쇄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폐쇄할 점포에 대해 중앙회에 제출하면 폐쇄의 당위성, 수신·여신 증감 추세, 거래자 수 추이 등을 기준으로 폐쇄 합리성을 점수로 평가하는 식이다. 100점 만점 중 60점 미만일 시 부적합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저축은행 내점 고객 수가 매년 급감하면서 폐쇄되는 점포 수가 줄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통·폐합된 점포들은 해당 가이드라인에 부합한 곳이었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폐쇄를 검토하는 점포는 하루 방문객이 1~2명에 그치고 인출 전표도 10건이 채 안 나올 정도로 사실상 찾는 고객이 없는 반면 근무 직원은 여러 명 두고 임대료까지 부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경우 비용 효율화 측면에서 폐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