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생명과학, 영업익 급감에도 매출 대비 R&D 비중 32.7% 달해...항암신약 발굴 집중

2025-08-08     정현철 기자
LG화학의 생명과학부문이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한 상황에서도 연구개발비(R&D) 투자 수준은 매출 대비 30%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파이프라인 16종 중 9종이 항암제로 미래 성장동력으로 항암신약 발굴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항암 신약 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올 상반기 의약품 사업을 다루는 생명과학부문 R&D 투자는 20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줄었다.

다만 매출이 6230억 원으로 9.6% 감소하면서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 비중은 32.7%로 0.2%포인트 상승했다.
2000억 원을 상회하는 R&D 투자는 업계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연 단위로 비교해도 이 이상 투자한 제약사는 유한양행(2688억 원), 대웅제약(2325억 원), 한미약품(2098억 원) 정도다.

LG화학은 신약 개발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2022년부터 지속 매출 대비 3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LG화학은 중장기 비전으로 2030년까지 연간 3000억 원 이상을 R&D에 투자해 혁신신약을 5개 이상 확보하고 항암, 대사질환 등 파이프라인을 2030년까지 20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8월을 기준으로 파이프라인 16종을 육성하고 있다.
이중 절반 이상인 9종이 항암제다. 특히 두경부암 치료제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AV-299(파이클라투주맙)은 2023년 약 7000억 원을 들여 미국 바이오텍 아베오를 인수하면서 확보한 물질로 2028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세포암 치료제로 보유하고 있는 포티브다(티보자닙)와 옵디보(니볼루맙) 병용 티니보(TiNivo)-2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이외 지놈앤컴퍼니, 큐바이오파마, 아박타 등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과 함께 파이프라인을 발굴, 육성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의 항암 신약 개발 기조는 LG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 전략과 맞닿아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혁신신약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래 함께할 수 있는 미래에 도전할 것”이라며 새 먹거리로 바이오 사업 육성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3일엔 벤처캐피털 계열사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항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바이오 벤처 ‘스트랜드 테라퓨틱스’ 시리즈B 투자에 참여했다. 2월에는 ‘아드박 테라퓨틱스’에 지난해에 이어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LG화학은 R&D 투자를 이어가기 위한 재무건전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상반기 LG화학 생명과학부문 영업이익은 120억 원으로 89.3% 감소했다. 지난해 희귀비만치료제 기술수출 계약금의 영향으로 감소율이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사업 재편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는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에스테틱 사업부를 2000억 원에 매각했다. 주력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LG화학 관계자는 “주력 미래 산업과 시너지가 제한적인 사업에 대해서 포트폴리오 재점검을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항암 신약 개발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에스테틱 사업 매각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