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드콜 ETF, 10개 중 4개 꼴 1년 수익률 마이너스…삼성자산운용 4개, 미래에셋 3개 상품 손실
2025-08-11 이철호 기자
삼성자산운용은 커버드콜 ETF 4개, 미래에셋자산운용도 3개 상품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 종가 기준 23개 커버드콜 ETF의 평균 1년 수익률은 1.78%로 전체 상품 중 10개 상품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비중으로 따지면 43.5%다.
운용사별로는 삼성자산운용이 4개로 가장 많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마이너스 수익률인 상품이 3개였다.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도 각각 1개 상품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품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가 -17.86%로 가장 낮았고 삼성자산운용의 '미국30년국채타겟커버드콜(합성 H)'가 -17.73%로 뒤를 이었다.
커버드콜 ETF는 주식을 비롯한 기초자산을 매수함과 동시에 콜옵션(특정 자산을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해둔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ETF다.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할 때는 콜옵션 매도로 얻는 프리미엄으로 손실을 일부 줄일 수 있다. 반면 기초자산 가격이 오를 때는 콜옵션 매수자의 콜옵션 행사로 상승 가능성이 제한될 수 있다.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커버드콜 ETF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데는 투자 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커버드콜 ETF 10개는 모두 미국 주식·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특히 미국 30년물 국채를 기반으로 한 커버드콜 ETF 4종은 운용사를 막론하고 손실률이 10% 이상이었다. 지난 5월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웃돌며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업계는 커버드콜 ETF의 시장가격(종가) 이외에 콜옵션 매도를 통한 분배금도 포함할 경우 실제 수익률은 더 높다는 입장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1년 동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관세 전쟁 등의 이슈로 미국 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진 결과"라며 "분배금까지 고려하면 실제 수익률은 더 높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커버드콜 ETF가 제공하는 분배금이 많더라도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의 손실을 완전히 방어하기는 어렵다고 조언한다. 기초자산의 하락폭이 커질 경우 원금손실을 볼 수 있는 상품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커버드콜 ETF에 투자할 때 상품의 분배금뿐만 아니라 수익률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각 운용사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ETF 상품의 수익률과 월 분배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ETF를 구성하는 기초자산과 옵션 기초자산이 다른지도 살펴봐야 한다. ETF 기초자산이 미국 바이오 테마주 중심인 반면 콜옵션 매도는 나스닥100 지수로 하는 상품의 경우 미국 바이오 테마주가 하락하고 나스닥100 지수가 상승할 때 손실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기수 서경대학교 금융정보공학과 교수는 "커버드콜 ETF가 주가 하락 시 손실의 일부분을 벌충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기초자산 하락폭이 클 경우에는 결국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전체 운영자산의 20~30% 수준으로 투자해 리스크 헤지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