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절반은 가계대출 평균 신용점수 '1등급'...SC제일은행 953점 톱, 농협은행 942점

2025-08-12     박인철 기자
가계 대출을 취급하는 국내 은행 17곳 중 8곳의 고객 평균 신용점수가 '1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대출 계약마다 다르지만 원론적으로 고객 신용등급 1등급이 아니면 가계대출을 받기 어려울 정도로 '신용점수 인플레'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 기준 국내 은행 17곳의 가계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26.2점으로 작년 말 대비 2.8점 상승했다. 2023년 말 905.7점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20.5점에 달한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8곳은 가계대출 고객 평균 신용점수가 KCB 기준 1등급 점수인 942점 이상이었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이 953점으로 가장 높았고 농협은행 948점,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946점, 하나은행은 944점이었다. 국책은행인 수협은행(945점)과 지난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944점)도 1등급을 넘었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936점으로 가장 낮았다. 

은행 평균 신용점수 926.2점보다 낮은 은행은 5곳이었다. 부산은행이 923점, 기업은행 914점, 광주은행 914점, 제주은행 909점 등으로 900점 이상이지만 평균 점수보다 낮았다. 

전북은행은 평균 신용점수가 783점으로 타행 대비 100점 이상 낮았다. '1.5금융 정책'을 통해 전략적으로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저신용자나 외국인이 주요 고객층인 점이 반영된 결과였다. 

평균 신용점수 상승은 올해 초부터 이어진 정부의 가계대출 축소 정책 영향이 크다. 여기에 6·27 대출 규제로 정부는 하반기 은행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도록 주문한 바 있다. 은행들이 고신용자 위주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신용 2등급 차주도 대출 심사 문턱이 높아진 것이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총량 관리 수위를 높이면서 은행들은 대출 심사를 엄격하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말했다.

이러한 신용점수 인플레 현상은 하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대출자들의 신용점수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있지만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의지와 강화된 대출 규제의 영향력이 더 클 것이라 보는 시선이 우세하다.

다른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조건부 전세대출 전면 금지에 신용대출 한도는 연 소득 이내로 제한되면서 고신용자들의 신용대출 비중은 지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