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디지털 자산 플랫폼 구축 착수…STO·스테이블코인 시장 노린다

2025-08-13     이철호 기자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이 토큰증권(STO),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 플랫폼 구축에 착수하며 가상자산 시장 진출 준비에 나섰다.

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 개편,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 출원 등이 이뤄진 가운데 디지털자산 관련 법안 마련에 앞서 시장 선점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7일부터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을 위한 기획 인력과 블록체인 엔지니어 등을 모집하고 있다.

해당 채용은 디지털자산 발행·유통 플랫폼 설계, 스마트컨트랙트(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체결되는 디지털 계약) 설계 및 개발, 토큰 발행 로직 설계, 블록체인 네트워크 설계 및 운영 등을 위해 진행되며 가상자산 거래소 관련 개발·업무 경험, STO 관련 서비스 경험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토큰증권,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7월 디지털자산솔루션팀을 디지털자산본부로 승격시키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2022년 STO 사업 개발과 가상자산 시장 대응을 위해 만든 디지털자산TF를 지난해 디지털자산솔루션팀으로 확대한 이후 다시 본부조직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다양한 유·무형의 기초자산을 디지털화한 토큰증권 사업 진출 준비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을 위한 플랫폼 구축을 마무리한 가운데 기존 STO 업체와 협력해 조각투자 청약 예치금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계좌관리기관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기존 화폐의 시세를 추종해 가치 변동성이 거의 없는 암호화폐인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을 위한 준비도 이뤄지고 있다.

올해 6월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미래에셋컨설팅이 'KRWX', 'KRWM' 등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상표권을 등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사업 준비를 위해 미래에셋증권은 스톡옵션을 비롯한 보상방안을 마련해 기술 관련 인재 영업 및 유지에 나서 디지털자산 관련 역량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7일 2분기 어닝콜에서 "지난해 말 STO 1단계 플랫폼 구축을 완료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는 (디지털자산)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담 조직을 본부 단위로 확장하고 전문 인력도 꾸준히 확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자산 제도가 도입되면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한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올인원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디지털자산 관련 제도가 언제 마련되는지에 달려 있다.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여러 금융사가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을 위해 인프라 구축, 서비스 기획에 나서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법제화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토큰증권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의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의 전자증권법 개정안 법안 등이 지난 7월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상정됐으나 심사가 연기된 상황이다. 

스테이블코인에서는 7월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 등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 소관위접수 단계다. 디지털자산 발행을 법률로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민 의원의 디지털자산기본법도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아직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는 가상자산 제도화를 위한 법안 마련에 앞서 디지털자산 관련 기술을 기획·개발하는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