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왈 로봇청소기 똑같은 고장 연달아 3번..."전용세제 미사용 탓" vs. "제품 불량" 분쟁
2025-08-19 정은영 기자
업체 측은 소비자가 나르왈 전용 세제가 아닌 일반 시중 세제를 사용해 문제가 생긴 것으로 봤다. 제품 설계에 맞춘 전용 세제만 사용해야 부품 손상과 성능 저하를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비자는 최초 문제가 생겼을 때만 해도 전용 세제를 사용했다며 세제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19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대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1년6개월 전 구입한 나르왈 로봇청소기가 세척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로 세 번째 수리를 맡기게 되자 분통을 터트렸다.
로봇청소기 내부 세제통에 클리너(세제)가 있는데도 '없다'고 표시되거나 나오지 않는 증상이 AS를 받아도 재발했기 때문이다.
김 씨에 따르면 품질보증기간인 1년이 지난 무렵부터 두세달에 한 번꼴로 이같은 고장이 발생해 AS를 받았다.
청소기 품질보증기간 1년이 갓 지난 시점에 처음으로 문제가 생겨 AS 비용 18만 원을 지불했다. 두 달 뒤 같은 문제가 발생했으나 이번엔 수리가 이뤄진 부분에 대한 수리 보증기간이 적용돼 무상 수리가 가능했다. 그러나 석 달이 지난 시점에 또 같은 현상이 발현됐고 수리비를 내야 했다. 나르왈은 수리한 항목에 대해 3개월까지만 보증기간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내부 부속을 모두 갈았다는데도 계속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두 세달에 한 번씩 수리비를 내고 AS를 받아야 할까봐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표했다.
나르왈 측은 "전용 세제를 사용하지 않아서 발생했던 문제로 확인된다"며 "수리를 무상으로 진행했고 전용 세제도 증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씨는 "최초 고장났을 땐 나르왈에서 나온 전용 세제를 사용했고 이후엔 시중에 나온 세제를 썼다"며 세제 문제라는 회사 측의 해명에 반박했다.
주요 로봇청소기 업체들은 제조사에서 나온 전용 세제 외 제품을 사용할 경우 성능 저하, 부품 손상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로보락, 에코벡스, 드리미 등 다른 로봇청소기업체들도 전용 세제를 사용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드리미 제품 사용방법에는 '오작동 방지를 위해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어떤 액체도 추가하지 마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써 있다.
에코벡스와 나르왈도 홈페이지 내 제품 사용 설명서에 영문으로 각각 '최적의 청소 효과를 위해 에코백스 전용 청소액 사용을 권장한다' '내부 부품 손상으로 인한 화재·감전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전용 청소액만 사용하십시오' 등 문구를 게제하고 있다.
로보락은 세제 투입 칸에 '제품의 부식 또는 손상 방지를 위해 로보락에서 권장하는 세제 외에 어떠한 소독제도 사용하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기재된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에코백스 관계자는 "에코백스에서 출시된 전용 세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제품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 세제에 포함된 화학 성분이 수로 파이프에 부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드리미 측도 "드리미 전용 세정제는 제품 설계에 맞춰 성분, 비율, 농도 등을 고려해 개발됐다"며 "다른 세정제를 사용하면 세정 성능 저하, 부품 손상 등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품질 보장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로봇청소기 업체 관계자들은 일부 소비자들이 소량의 락스나 기타 첨가제를 혼합하는 사례가 있으나 제품 손상 및 안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