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식품사 중 9곳 원가율 상승, SPC삼립·오뚜기 80% 훌쩍…정부 가격 인하 압박에 울상
2025-08-21 송민규 기자
SPC삼립(대표 황종현)과 오뚜기(대표 황성만)는 매출원가율이 80% 이상으로 높다. 이재명 대통령이 물가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어 식품사들의 원가 부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식품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는 18조85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매출은 1.7% 늘면서 매출원가율은 72.4%에서 73.3%로 0.9%포인트 높아졌다.
대상을 제외한 9곳의 매출원가율이 상승했다. 매출원가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늘었다.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고 있는 정부가 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어 식품사들의 원가 부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매출원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SPC삼립으로 85.2%에 달했다. 다만 이는 물류를 담당하는 자회사 SPC GFS가 포함된 수치로 SPC삼립의 단독 재무제표 기준 원가율은 77.8%다.
오뚜기가 83.6%로 뒤를 이었다. 오뚜기 관계자는 “주력 카테고리 중심의 매출 확대와 생산 효율화를 통해 원가율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며 “판촉은 효율 위주, 투자는 선별 집행해 수익성 중심의 운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상(대표 임정배), 롯데웰푸드(대표 이창엽), 농심(대표 이병학), CJ제일제당(대표 손경식·강신호) 등이 70% 이상이다.
매출원가율이 가장 낮은 곳은 오리온(대표 이승준)으로 63.4%다. 롯데칠성(대표 박윤기)도 66.8%로 상대적으로 낮다.
오리온은 원·부자재의 글로벌 통합구매를 통해 원가율을 관리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현재 모든 예산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는 제로 베이스 예산(ZBB) 프로젝트를 실시 중이다.
롯데웰푸드는 매출원가율이 2.9%포인트로 가장 크게 올랐다. 국제 카카오 가격의 폭등으로 원가율이 크게 상승했다.
롯데웰푸드는 카카오 수급처를 가나 외 지역으로 다변화하는 한편 크런키나 초콜릿 쿠키류 같은 믹스 초콜릿류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오리온도 2%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카카오, 유지류 등 주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유일하게 원가율이 감소했다.
한편 K푸드 열풍에도 국내 식품사의 수익성은 부진하다. 10대 식품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3136억 원으로 10.3% 감소했다. 10곳 중 7곳의 영업이익이 줄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