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삼수생’ 케이뱅크, 유동성 비율 등 재무지표 대폭 개선...IPO '파란불' 켜졌다

2025-08-21     박인철 기자
세 번째 기업공개(IPO)에 도전하는 케이뱅크(행장 최우형)가 올 들어 주요 재무지표가 크게 개선되면서 IPO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차 IPO 도전 실패 당시 제기되었던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수신의존도가 크게 개선됐고 유동성비율도 상승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뱅크런' 우려도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251.11%를 기록하며 작년 말 178.04% 대비 73.07%포인트 상승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지난 2019년 이후 최고치다. 

LCR은 은행의 유동성 지표로 30일간 예상되는 순현금유출액 대비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우량 자산의 비율을 뜻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자금 흐름이 원활하다고 평가되며 금융당국 권고치는 100% 이상이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높은 수신잔액 비중도 올 들어 크게 낮아졌다. 6월 말 기준 수신잔액 26조8000억 원 가운데 업비트 예치금은 약 4조4000억 원으로 비중은 16.5%를 기록했다. 전체 수신잔액 대비 업비트 예치금 비중은 작년 말 29.6%에서 16.5%로 반년 만에 13.1%포인트 낮아졌다.
 

이 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케이뱅크가 업비트 실명계좌 제휴 은행을 수 년간 독점하면서 전체 수신잔액 중 업비트 예치금 비중이 20%를 꾸준히 상회하는 등 업비트 의존도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2차 IPO 도전 당시에도 금융당국은 물론 국회 정무위원회까지 나서 업비트 제휴가 종료될 경우 가상자산거래소 예치금이 대량 이동하는 '뱅크런'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고 결국 케이뱅크가 IPO 도전을 미루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IPO 심사 시 중요하게 보는 지표 중 하나인 BIS자기자본비율도 6월 말 기준 15%를 기록하며 작년 말 14.67% 대비 0.33%포인트 상승했다. BIS비율은 은행이 가진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수치로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튼튼하다고 본다. 케이뱅크는 지난 6월 1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자본확충을 단행한 바 있다.  

자산 건전성을 볼 수 있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같은 기간 0.51%로 5분기 연속 낮췄다.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율은 0.59%다. 연말에는 0.90%였다.

다만 수익성은 올 들어 소폭 하락하며 주춤하는 모습이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고 순이자마진(NIM)도 같은 기간 2.26%에서 1.38%로 0.88%포인트 하락했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가 상반기 순이익 2637억 원으로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했고 토스뱅크도 반기 순이익 405억 원으로 작년 연간 당기순이익 457억 원에 근접하는 등 호실적을 거둔 측면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분기 당기순이익이 682억 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부실등급 대출채권 정리로 인한 일회성 요인이 반영됐다. 향후 IPO 심사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NIM은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지만 상반기 개인사업자 대출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주요 건전성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면서 “하반기에도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와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화로 수익성도 강화할 것”이라 말했다. 

케이뱅크는 이르면 다음 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내년 상반기 코스피 상장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가 내년 7월까지 IPO를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지난 2021년 대주주 비씨카드가 재무적투자자에게 제시한 동반매도청구권이 행사될 수 있어 재무적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IPO가 성사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