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석화 4사, 상반기 임원 보수·규모 줄이고 직원 수도 감소

2025-08-21     선다혜 기자

석유화학 빅4의 올해 상반기 등기·미등기 임원 보수가 대부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저가 공세와 불황 장기화로 위기를 맞은 가운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던 직원 수 감소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대표 이영준)의 올해 상반기 보수가 등기임원은 27.4%, 미등기임원은 32.2% 감소했다.

LG화학(대표 신학철) 역시 등기임원과 미등기임원 보수가 두 자릿수 비율로 줄었다. 한화솔루션(대표 박승덕·남정운·김동관)도 등기임원 보수가 20%가량 감소했다. 

석유화학 4사 중 금호석유화학(대표 백종훈) 만 미등기임원 보수가 1.3% 올랐다. 이 역시 3%대의 물가상승률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은 임원 수도 줄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직원 수 감소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롯데케미칼은 2020년 4432명이던 근로자 수가 2023년 4958명까지 늘었으나, 2024년 894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4764명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4555명으로 4.4% 감소했다.

한화솔루션은 2023년 2865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2486명으로 13.2%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3% 줄었다.

LG화학 역시 꾸준히 증가하던 직원 수가 지난해부터 감소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1.9% 줄었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양상이 다르지 않다. 다만 올해 상반기 감소폭은 0.5%로 가장 낮다.

임원 보수와 직원 수 감소는 석유화학 업계가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석유화학 업계는 장기간 이어진 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 등으로 중소 업체의 경우 고사 위기에 몰려있다.

중국이 대규모 신규 설비를 가동하고 확대 계획을 내놓으며 국내 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원재료 가격 변동성도 커져 마진 압박이 심화된 상태다.

올해 상반기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은 21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다. 

이에 정부와 업계는 지난 20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연내 나프타 분해설비(NCC) 생산능력의 25%에 해당하는 270만~370만 톤을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업계에 요구했다. 생산설비를 줄여 과잉 공급 문제를 완화하고 가격 안정화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