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카드 수수료 수익 3년째 제자리...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때문

2025-08-25     이은서 기자
카카오뱅크(대표 운호영)의 체크카드 신규 발급은 연평균 300만 장 이상 늘고 있지만 카드 수수료 수익은 1% 증가에 그치며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업계 전체의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데다 인터넷전문은행 간 체크카드 차별화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수익 정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 수수료 수익은 카드사와 가맹계약을 맺은 가맹점주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수수료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체크카드의 수수료율이 신용카드보다 낮게 책정돼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카드 수수료 수익은 875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865억 원 대비 1% 증가하는데 그쳤다. 2023년 상반기 수익은 871억 원으로 3년 째 비슷한 규모에 머물러 있다. 

다만 전자금융수입과 연계대출수입이 크게 늘면서 전체 수수료 수익은 같은 기간 1418억 원에서 1535억 원으로 117억 원(8.3%) 증가했다. 

반면 체크카드 신규 발급 수는 꾸준히 증가세다. 카카오뱅크의 주력 상품 ‘프렌즈 체크카드’의 누적 발급 수는 2022년 말 2400만 장에서 이듬해 2700만 장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3100만 장까지 증가했다. 매년 300~400만 장씩 꾸준히 늘고 있다. 

체크카드 신규 발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카드부문 수수료 수익이 정체된 배경에는 지난 2월 반영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모든 영세·중소 가맹점에 0.1%포인트씩 내렸다. 연매출 30억 원 이하 영세·중소 가맹점 기준으로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0.15%~1.15% 수준이다. 일반 신용카드는 0.4~1.45% 수준이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자체 신용카드가 없이 제휴 신용카드만 있어서 카드 수수료 수익은 대부분 체크카드에서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 간 체크카드 신규 발급을 늘리기 위한 차별화 경쟁도 카드 수수료 수익 정체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은 모임카드 신규 발급을 위한 캐시백 비용 경쟁이 치열하다. 카카오뱅크의 모임카드는 캐시백 한도 없이 5만 원 이상 결제할 때마다 3000원 또는 300원의 실시간 랜덤 캐시백 제공한다. 토스뱅크의 모임카드도 1만 원 이상 결제 시 건당 500원 캐시백을 제공한다.  

케이뱅크의 경우 일반 체크카드 혜택에 힘을 주고 있다. 주력 상품인 ‘원 체크카드’는 개인 소비 패턴에 맞춰 1.2% 캐시백을 제공하는 ‘모두 다 캐시백’, 편의점이나 카페 등에서 7% 캐시백을 제공하는 ‘여기서 더 캐시백’ 등 개인의 소비 패턴에 맞춘 혜택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간편결제 확산으로 체크카드 이용이 줄면서 카드 수수료 수익 증가폭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상반기 체크카드 취급액과 결제금액 기준 시장 점유율 역시 2017년 오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지난 2023년 말 '대출 비교 서비스' 출시 이후 서비스 지속 확장 중이며 광고 부문 수익 또한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쟁사인 케이뱅크도 카드 수수료 수익이 정체되어있는 상태다. 올해 상반기 케이뱅크의 카드 수수료 수익은 60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 59억 원 대비 1억 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주력 상품인 원 체크카드의 혜택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려다 보니 그만큼 지급 비용도 늘면서 카드 수수료 수익이 정체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연간 실적만 공시하는 토스뱅크의 지난해 카드 수수료 수익은 825억 원으로 전년 452억 원 대비 82.5% 폭증했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들 대비 후발주자인데다 플랫폼 기반 사용자가 확대되는 등 요인으로 체크카드 신규발급 고객이 증가하며 수수료 수익이 늘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