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관세 폭풍·경기둔화에도 R&D 투자 3.1조 쏟아부어...설비투자는 숨고르기
2025-08-22 임규도 기자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투자액은 5조95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감소했다.
상반기 투자액은 미국 공장 신설이 완료됐고 울산공장 시설 구축 계획이 연기되면서 약 9000억 원 줄었다.
하지만 R&D와 제품개발 투자는 각각 23.1%, 26% 늘었다. 투자액은 3조1080억 원으로 6000억 원가량 증가했다.
ICT투자, 현대로템 증설 및 보완투자의 투자액도 증가했다.
현대차는 상반기 R&D 투자에 2조2884억 원을 썼다.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수소 제품 및 원천기술 개발 등 핵심 미래 역량 확보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1월 2030년까지 경제형, 럭셔리, 고성능 등 21개 모델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DV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 내재화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차량용 고성능 전기 및 전자 아키텍처를 적용한 SDV 페이스 카(Pace Car) 개발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양산차에 확대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배터리 잔량을 확보해 정차 중 전기만으로 공조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HEV) 스테이 모드 ▲스마트폰으로 원격주차를 지원하는 스마트 원격주차 보조 ▲전자식 차동잠금 장치 ▲엔진 진동을 줄이는 모터 역위상 제어 기술 등 제품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술을 개발했다.
공장신증설과 전략투자부문은 투자액이 줄었다. 다만 대규모 투자가 지난해 상반기 이뤄진 데 따른 기저효과다.
공장신증설 투자는 1조1340억 원으로 35.1% 감소했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건설이 거의 마쳤고 울산공장 하이퍼캐스팅 시설 구축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2022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현대차그룹 기준 세 번째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착공했다. 건설에 필요한 투자액은 2023년과 2024년에 집중됐다. 올해 3월부터는 설비 구축을 마치고 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울산공장에 약 1조 원을 투자해 하이퍼캐스팅 생산 시설을 구축하려는 계획은 지난 4월 연기됐다. 2026년 양산하려던 계획은 2년 미뤄진 2028년으로 수정됐다. 하이퍼캐스팅 공장은 대형 틀에 알루미늄을 넣고 강한 압력으로 차체를 통째로 제조하는 첨단 공법이다.
전략투자는 9234억 원으로 51.6% 줄었다. 미국 자율주행 회사 '모셔널'에 대한 투자가 지난해 상반기 대규모로 이뤄졌기 때문에 나타난 착시효과다.
전략투자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등 미래 사업 경쟁력 제고에 집행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전략투자로 모셔널에 약 1조3000억 원을 투자했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앱티브와 각각 20억 달러(한화 2조8000억 원)를 투자해 지난 2020년 설립했다.
현대차의 전략투자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미국 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기 위해 오는 2028년까지 자율주행, 로봇공학, 인공지능(AI), 첨단 항공 이동성 분야에 6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로봇 전문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협력해 미국 로봇 부품 생태계 확대 및 양산 구축하고 자율주행 및 로봇공학을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AI 솔루션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NVIDIA와의 협력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임규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