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부동산대책' 부작용? 5대 은행 예대금리차 1.42% 재상승...하반기도 이어질 듯

2025-08-22     박인철 기자
은행 예대금리차가 다시 올라가고 있다.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된 2002년 7월 이후 두 번째로 높은 1.42%를 찍었다.

대출금리 인하 폭은 미미했던 반면 예금금리는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내렸기 때문이다. 6월27일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발표된 후 은행들이 더욱 엄격하게 대출 총량을 관리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예대금리차 확대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최신 공시인 6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1.42%다. 정책서민금융 제외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된 2022년 9월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지난 3월 1.47%로 최고치를 찍었다가 4월 1.41%-5월 1.34%로 낮아지는가 했더니 6월 다시 올랐다.

5대 은행만 오른 것은 아니다. 예대금리차가 가장 낮았던 수협은행(1.20%)을 포함해 SC제일은행(1.32%), 카카오뱅크(1.63%), 경남은행(2.36%), 케이뱅크(2.45%) 등 절반 이상의 은행 예대금리차가 올랐다.  
3월에 최고치를 찍고 6월 들어 다시 예대금리차가 높아지는 배경에는 이른바 정부의 ‘6·27 대책’이 한몫했다. 정부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주담대 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고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기존보다 50%로 감축하도록 한 것이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예금금리를 내렸지만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접수를 중단하는 등 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대출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게 됐다. 실제로 6월 5대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금리(3.96%)는 전월 대비 0.0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예·적금 등 수신금리는 상대적으로 큰 폭의 인하가 있었다. 5대 은행이 판매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05~2.55%에 불과하다. 전월보다 하단이 0.40%포인트나 하락했다. 한때 ‘금리 맛집’으로까지 불리던 인터넷은행의 수신상품 금리도 케이뱅크가 최근 한 달간 0.2%포인트 인하하는 등 줄줄이 내리고 있다.

하반기에도 예대금리차 확대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하반기에는 더욱 엄격하게 대출 총량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이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전세대출 접수를 잠정 중단했다. 기업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소상공인의 금리 경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중도상환수수료 산정 체계와 관련해 전 금융권 현장점검에 나서고는 있지만 가계부채 관리라는 정책 목표가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대출 한도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대출금리 인하가 어렵다”면서 “가계대출 추이도 상향곡선이라 은행끼리 경쟁적으로 금리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