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건전성 요구 받은 석유화학사, 차입금 의존도는 양호...DL케미칼만 우려 수준, LG화학 등 6개사 적정
2025-08-25 이범희 기자
이번 협약 대상 10개사 가운데 6곳의 차입금 의존도가 적정치인 30%를 밑돌았고, 우려 구간인 60% 이상은 DL케미칼 단 1곳에 그쳤다.
다만 10개사 가운데 4곳은 올해들어 차입금 의존도가 상승했다.
2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나프타분해시설(NCC)을 보유해 정부와 사업재편 자율협약을 맺은 석유화학 10개 사의 차입금의존도는 6월 말 기준 6곳이 3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DL케미칼(대표 김종현)은 63.7%로 가장 높다. 유일하게 '불안정'하다고 평가받는 60% 이상이다.
DL케미칼 관계자는 “해외 자회사 인수로 인해 차입금이 발생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상환하며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D현대케미칼(대표 정임주)도 53.2%로 차입금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한화솔루션(대표 박승덕‧남정운‧김동관) 36.0%, 에쓰오일(대표 안와르 알 히즈아지) 31.8% 등으로 30% 이상이다.
이들 4곳을 제외하면 대체로 차입금의존도는 양호한 상태다.
LG화학(대표 신학철)과 한화토탈(대표 나상섭‧티에리 불푸와), SK지오센트릭(대표 나경수)은 20%대이고 GS칼텍스(대표 허세홍)와 대한유화(대표 강길순)는 10%대다.
특히 6곳은 올해 들어 차입금의존도가 낮아졌다. LG화학, SK지오센트릭, GS칼텍스, 한화토탈 등이다.
지난 21일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는 정부의 구조개편 추진의 원칙이 확정됐다. 정부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과잉 설비 감축 및 스페셜티 제품 전환 △재무 건전성 확보 △지역경제·고용 영향 최소화 등 '구조개편 3대 방향'을 제시했다.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후 석유화학 10개사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사업재편 자율 협약식을 열고 구조조정 의지를 다졌다.
업계는 정부가 재무 건전성 확보를 제시한 것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한국화학산업협회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계의 부채 비율은 다른 업종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최근 친환경 전환 과정에서 회사채 발행이 늘어 차입금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적인 경영 상황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3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면서 신용평가사들이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며 “이로 인해 조기 상환 의무가 발생하거나 신규 차입 시 금리가 높아지는 등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또 “모든 기업이 동일하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지만 일부 업체는 올해 안에 상환해야 할 부채가 많아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가 업계 전반의 문제로 보고 대책을 주문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업계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 재편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물밑 협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산 산업단지에서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가 NCC 설비 통합 운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