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주가 흐름 부진...아모레퍼시픽 '선방' 대조

2025-08-27     정현철 기자
화장품 빅2로 불리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2년여 사이 주가가 반토막 났다. 지난해 11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힌 이후에도 주가가 10.3% 빠졌다. 동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힌 아모레퍼시픽은 주가가 10%가량 오르며 반등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26일 종가 기준 주가는 30만2000원으로 2년 반 사이 46% 떨어졌다. 
 
▲LG생활건강 주가 추이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은 1.5%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 주가 추이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2476.86에서 3179.36으로 28.4% 올랐다. 업계 빅3로 꼽히는 애경산업 주가가 같은 기간 4.5%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아모레퍼시픽은 선방한 셈이다.

지난해 11월 성장 전략, 배당성향 상향 등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이후에도 주가 방향이 엇갈린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현재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10% 올랐으나 LG생활건강은 7.7%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서구권 시장 공략을 강화해 글로벌 리밸런싱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김승환 대표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 성장 전략 및 성과를 발표하는 ‘인베스터 데이’에서 서구권을 중심으로 해외 성장을 통해 글로벌 리밸런싱을 성취했다고 밝혔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 성과가 나타났다. 라네즈, 이니스프리, 설화수 등 기존 브랜드를 리뉴얼하고 올해 한율과 에스트라 브랜드를 추가로 론칭하며 힘을 실었다. 지난해 북미지역 매출은 5256억 원, 전년 대비 76.6%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도 해당 지역 매출 30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회사는 미국, 유럽 등 리밸런싱 주요 시장 공략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중국 시장의 구조적 정상화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선도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성 확보에 집중하면서 차세대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북미에서 라네즈 성장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고 이니스프리, 에스트라, 한율의 채널 확장으로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의 올 상반기 북미 매출은 29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다만 국내 매출이 2조2434억 원으로 8% 감소하면서 실적 악화를 막지 못했다. 화장품 사업부 매출이 6046억 원으로 19.4% 감소했고 163억 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2004년 이후 약 21년 만의 적자다.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도 문제가 터졌다. LG생활건강의 중국 지역 매출은 올 상반기 3416억 원으로 16.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이 2001억 원으로 3.1%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현지 사업은 온라인 경쟁 심화와 프로모션 비용 확대로 적자 전환했다. 북미·일본 등 해외 시장의 실질적인 성과 가시화 이전까지는 (투자에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 후 성장에 필요한 사항을 추가 검토할 예정이다. 화장품 사업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로 브랜드 수명이 짧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각도로 M&A를 검토하고 있다. 미래 성장을 위해 과감히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