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그룹 최 씨 계열 상장사 상반기 5400억 원 벌었지만, 장 씨 계열은 1500억 까먹어
2025-08-26 이범희 기자
장 씨 일가가 경영 중인 (주)영풍과 코리아써키트 등 4곳은 올해 상반기 개별기준 1500억 원가량 영업적자를 냈지만 최 씨 일가 계열사는 5450억 원 영업이익을 내면서 대조를 보였다.
최 씨 일가가 영업이익을 내고 장 씨 일가가 이를 까먹는 모습이다.
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윤범 회장 일가가 다수 지분으로 경영권을 지니고 있는 상장사 2곳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4조9038억 원으로 2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592억 원에서 5451억 원으로 18.7% 늘었다.
영풍그룹 6개 상장사 매출에서 최 씨 일가 계열이 차지하는 비중은 84.3%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 높아졌다. 영업이익은 쏠림이 더욱 심하다. 올해 상반기는 장 씨 일가가 낸 적자를 최 씨 일가가 메우는 형국이다. 지난해 상반기는 영업이익의 99%를 최 씨 일가 계열이 기록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최 씨 일가의 고려아연(대표 박기덕·정태웅)은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희소금속 사업부문과 자원 순환,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신사업 부문이 호조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 삼촌인 최창규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KZ정밀(대표 최창규·이한성)은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지만 규모가 크지 않다. 영업이익 감소액은 53억 원인데 고려아연이 약 900억 원 늘었다.
(주)영풍(대표 김기호)은 고려아연과 같은 종합비철금속제련업을 영위한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30% 감소했고 영업억자는 5억 원에서 1433억 원으로 확대됐다.
영풍 관계자는 “석포제련소가 2월 말부터 두 달간 조업정지를 당한 게 컸다”며 “조업이 정상화된 만큼 하반기에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과거 폐수 유출과 무허가 배관 설치 등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지난해 말 조업정지 58일 처분이 확정돼 올해 2월26일부터 4월24일까지 이행했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 가동률은 34.9%에 그쳤고 아연괴 생산량은 6만9880톤으로 전년 동기 11만6799톤 대비 40% 줄었다.
인쇄회로기판용 적층판 제조업체 인터플렉스(대표 이형수)는 영업이익이 90% 가까이 줄었고, 반도체 패키징 업체 시그네틱스(대표 심재석)는 영업적자가 111억 원에서 160억 원으로 확대됐다.
인쇄회로기판용 적층판 제조업체 코리아써키트(대표 장세준)는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늘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비수기 영향으로 주기판(HDI) 매출은 부진했지만 메모리 모듈 중심 매출이 증가했다”며 “반도체 패키지 가동률 개선으로 패키지 부문 수익성은 계속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