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제약사는 마케팅비 줄이고 중견사들은 늘리고...파마리서치·동화약품, 매출 대비 10%이상 투자

2025-08-28     정현철 기자
올해 상반기 10대 대형 제약사의 마케팅비는 2978억 원으로 4.4% 감소한 반면 11~20위 중견 제약사는 1255억 원으로 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제약사 중 8곳은 매출 대비 마케팅 투자 비중이 하락했다. 매출 대비 비중도 10대 제약사는 평균 4.3%로 11~20위보다 0.3%포인트 낮다.

파마리서치(대표 손지훈)와 동화약품(대표 유준하·윤인호)은 매출의 10% 이상을 마케팅에 투자했다.

2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대 제약사의 마케팅비는 42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매출 대비 마케팅 투자 비중은 4.4%로 0.3%포인트 하락했다.

마케팅 투자액은 판매관리비 중 광고선전비, 판매촉진비, 홍보비 등을 합산해 산출했다.
10대 제약사의 마케팅 투자는 2978억 원으로 4.4% 줄었다. 매출은 6조9434억 원으로 7.1% 늘었다. 마케팅 투자 비중은 4.3%로 0.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11위부터 20위 이내 제약사들의 마케팅 투자액은 1255억 원으로 9.2% 증가했다. 매출이 2조7574억 원으로 6.1% 늘면서 비중은 4.6%로 0.2%포인트 상승했다.

상위 제약사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제약사에서 마케팅비를 더 많이 쓴 셈이다.

10대 제약사 중 GC녹십자(대표 허은철)와 보령(대표 김정균) 등 8곳이 매출 대비 마케팅 투자 비중이 하락했다. 종근당(대표 김영주), 대웅제약(대표 박성수·이창재), 한미약품(대표 박재현) 등 상위 제약사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R&D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마케팅 투자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업계는 연구개발과 수익성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모두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임상이 진전될수록 개발 비용 확대가 예측되는 만큼 판관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투자액이 가장 큰 곳은 동국제약(대표 송준호)이다. 441억 원으로 6.8% 증가했다. 다만 매출이 4572억 원으로 14.2% 늘면서 비중은 9.6%로 0.7%포인트 하락했다.

동국제약은 잇몸약 인사돌, 정맥순환개선제 센시아, 상처치료제 마데카솔 등 일반의약품과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의 마데카 크림,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마이핏까지 대중적인 마케팅이 필요한 품목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압박용 밴드 센시안과 갱년기치료제 훼라민큐의 신규 TV 광고를 진행했다.

유한양행(대표 조욱제)은 마케팅 투자액 397억 원으로 두 번째로 많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29.2% 줄었다.

이어 대웅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등도 300억 원 이상이다.

마케팅비가 가장 적은 곳은 한독(대표 김영진·백진기)이다. 46억 원으로 49.5% 줄면서 감소율이 가장 컸다. JW중외제약(대표 신영섭)이 49억 원, 제일약품(대표 성석제·한상철) 51억 원 순으로 적었다.

JW중외제약과 한독, 제일약품은 국내에서 마케팅 활용이 제한적인 전문의약품 비중이 전체 사업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제약사는 매출에서 차지하는 마케팅비 비중도 1%대로 가장 낮은 축에 속했다.

파마리서치와 동화약품은 20대 제약사 중 매출 대비 10% 이상을 마케팅에 투자하고 있다.

파마리서치 마케팅 투자액은 279억 원으로 163.2% 급증했다. 비중도 10.8%로 4.1%포인트 상승했다. 20대 제약사 중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올해 들어 시작한 리쥬란코스메틱의 신규 캠페인 영향으로 마케팅 투자가 늘었다. 파마리서치는 지난 3월 전 세계에 혁신적인 스킨케어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Rewrite Your Story' 캠페인과 홈 뷰티 디바이스 ’리쥬리프‘ 영상 캠페인을 전개했다. TV 광고를 진행한 것은 2022년 2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올해 대규모 TV 광고 등 신규 캠페인을 시작해 마케팅 비용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화약품은 퍼스널 건강케어 브랜드 ‘배러’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엔 변비 기능성과 피부 광채를 돋보이게 하는 음료로 라이트, 화이트 제품 2종 캠페인을 진행했다. 올해 5월엔 수면, 활력, 식습관 관리 등 라인업을 9종으로 확대해 일상 속 건강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으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주요 편의점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건강 음료 배러 제품군 육성을 위한 마케팅에 집중했다.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을 모델로 발탁해 MZ세대에서 인지도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