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HMM 인수전 나서나…철강·이차전지와 시너지 검토 중

2025-09-09     이범희 기자
포스코그룹(회장 장인화)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 인수를 위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그룹은 HMM 사업성과 인수 타당성 검토를 위해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에 자문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그룹은 이번 검토가 인수 참여 여부를 확정하는 단계는 아니며 철강, 2차전지 소재 등 주력 사업과의 시너지 및 공급망 안정화 방안을 다각도로 살펴보기 위한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은 향후 성장성 및 그룹 사업과의 전략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수준에 있다”며 “인수 참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HMM 매각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지분 36.02%과 35.67%를 중심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은 산업은행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방안과 함께 해양진흥공사와의 공동 경영 시나리오를 동시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HMM을 인수하게 되면 1995년 거양해운을 한진해운에 매각한 이후 약 30년 만에 다시 해운업에 진출하게 된다.

포스코그룹이 HMM에 관심을 가지는 배경으로는 철강과 2차전지 소재 사업 부진, 원자재 조달 및 운송 비용 절감 필요성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포스코퓨처엠의 상반기 2차전지 소재 매출은 82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 급감했다. 철강 부문은 미국의 50% 보호관세 부과로 직격탄이 예상된다. 현재 포스코는 원자재 및 철강재 수입에 연간 약 3조 원의 물류비를 지출하고 있어, HMM 인수를 통해 물류 효율화와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MM이 올해부터 13척의 벌크선을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2030년까지 친환경 선박 70척을 확보할 계획인 점도 포스코의 관심을 끄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원자재 운송뿐 아니라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광양 LNG 터미널을 기반으로 추진 중인 벙커링 사업 등 친환경 에너지 전략과의 연계 가능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포스코그룹은 재무적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연결 현금성 자산은 약 16조5000억 원에 달한다. HMM의 시가총액은 23조 원 수준이다. HMM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8471억 원으로 포스코홀딩스 영업이익 1조1756억 원의 70%에 육박한다.

포스코그룹이 실행 중인 8조8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은 변수다. 

HMM 매각은 공개 경쟁입찰 방식이 유력하다. 산업은행 신임 회장이 선임되는 대로 매각 절차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인공지능·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지원 재원 마련을 위해 HMM 매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