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 "우리 금융, 담보대출 위주 손쉬운 방식 치중하고 있어"
2025-09-15 이철호 기자
이 위원장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아직까지 우리 금융은 담보대출 위주의 손쉬운 방식에 치중하면서 부동산 쏠림과 가계부채의 누적을 초래하고 실물경제의 흐름과 괴리돼 경제의 혁신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는 금융의 과감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며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선도하고 지원하기 위해 자금의 흐름을 고부가가치 분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를 위해 △첨단산업, 벤처·기술기업 등에 정책자금 중점 공급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조성 등을 추진하는 한편 금융업권별 특성에 부합한 생산적 금융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초대형 IB 육성 등 모험자본 확충 △코스닥시장의 역할 강화 △개정 상법의 안착과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가상자산의 규율체계 정립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소비자 중심 금융'으로의 전환도 주문하며 취약계층을 위한 서민금융안정기금 신설, 연체자의 과감하고 신속한 채무조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금융사의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도록 하는 한편 금융상품 판매 과정을 꼼꼼하게 점검하는 한편 사후적 구제 장치와 분쟁조정 기능도 강화하겠다"며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위협하는 보이스피싱, 불법사금융 등 금융범죄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와 함께 '신뢰 금융'으로의 전환도 주문하며 가계부채·부동산 PF·취약한 주력산업의 사업재편 등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점검·관리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선제적이고 과감한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할 것임을 밝혔다.
또한 시장질서를 저해하는 불법·불공정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위법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금융위 직원들에게 "빠르고 변화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큰 흐름을 읽고 올바른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며 "금융소비자, 금융 일선의 담당자들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업무의 중심에 두고 실제로 시장과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제가 여러분들의 힘이 돼 드리고 작은 불편까지도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먼저 다가가고 항상 문을 열어두는 금융위원장이 되겠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취임식 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금융당국 조직개편에 대해 "필요할 때 필요한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는데 의견을 피력할 기회가 될 때 이를 전달했고 이를 오늘 직원들에게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금융위) 직원들이 너무 힘들어하고 걱정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이라며 "직원들을 챙기는 게 가장 큰 책무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직원들 의견을) 많이 듣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