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가상자산 신규 상장 작년 2배 '껑충'...빗썸의 공격적 마케팅 대응

2025-09-23     박인철 기자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점유율 1위 업비트가 올 들어 신규 상장한 가상자산이 61개로 작년 연간 상장 건수의 2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비트는 점유율 70% 안팎으로 1위 가상자산거래소이지만 2위 빗썸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대응해 신규상장을 통한 고객 확보 행보로 보인다. 

지난 21일 기준 올해 업비트에 신규 상장된 가상자산은 61개다. 같은 기간 코인원 107개, 빗썸 105개 비해서는 40여 개 이상 적지만 지난해 업비트의 연간 신규 상장 가상자산이 32개라는 점에서는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업비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규 상장 거래 지원에 보수적이던 곳이다. 지난 2021년 특금법 시행 후 상대적으로 검증된 가상자산을 선별적으로 상장하는 경향을 보였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대형 가상자산을 중심으로 안정적 거래 환경을 제공하며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사인 빗썸이 지난해 상반기 마케팅 비용으로만 1346억 원을 집행할 정도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점유율을 점차 끌어올리는 등 반격에 나서자 신규상장 가상자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빗썸은 지난 3월부터 국내 최대 은행인 KB국민은행과 실명인증 계좌 독점 제휴를 맺고 최근 가상자산 200여 종에 대해 수수료 전면 무료 이벤트를 재개하는 등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다. 

업비트 역시 올해 상반기 마케팅 비용으로 작년보다 76억 원 늘린 190억 원을 지출했지만 빗썸의 7분의 1 수준이다. 가상자산 상장을 늘려 신규 고객을 모으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 올 들어 빗썸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업비트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고 있다.

여기에 비트코인 외 다양한 알트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업비트 입장에서도 새로운 투자 수요를 흡수하고 수익을 창출할 기회가 커졌다는 점도 올해 상장이 크게 늘어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의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19일 기준 75다. 전날보다 2%포인트 오른 것으로 75부터 알트코인 대세장으로 분류한다. 특히 빗썸이 먼저 상장했던 월드코인 가격 급등이 결정적이었다.

월드코인은 오픈AI CEO 샘 올트먼이 주도하는 프로젝트다. 최근 나스닥 상장사 ‘에잇코 홀딩스’가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월드코인 매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난 6일 1278원에서 4일 만에 2602원까지 올랐다. 103.5%가 뛰었다. 빗썸 거래량이 늘면서 한때 점유율이 40%를 넘자 업비트도 지난 9일 밤 월드코인 상장 지원에 나섰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알트코인 회복세가 강해 선점 효과를 노린 거래소들의 신규 상장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