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세상을 탐색하는 'AI 슈퍼앱' 진화..."역사상 가장 큰 변화"

2025-09-23     이범희 기자
카카오톡이 출시 15년 만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한다. 단순한 메신저를 넘어 ‘AI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개발자 행사 ‘이프 카카오(if(kakao)25)’를 열고, 하반기 예정된 카카오톡 개편을 비롯한 주요 개발 성과를 공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가능성, 일상이 되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진행됐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날 키노트세션에서 “AI 시대의 도래로 우리의 일상도, 대화 방식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이번 개편은 이용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시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려는 카카오의 전략을 담은 것”이라며 목적형 메신저에서 탐색형 서비스로 진화하는 방향을 설명했다.

이어 “이 정도 변화는 카카오톡 역사상 없었다”며 “카카오톡으로 쾌적하고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고 나를 이해하고 세상을 탐색하는 데 주목했다.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사용자 니즈에 반응하고 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오늘을 시작으로 카카오톡의 대화창은 더 많은 것이 실현되는 가능성의 창이 될 것”이라며 “‘카톡 해’라는 말은 이제 단순히 ‘메시지 보내’라는 뜻을 넘어 카카오 AI를 통해 더 큰 세상을 경험한다는 새로운 의미로 해석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정선아 카카오 대표가 키노트세션에서 카카오톡 개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는 자체 AI 모델 ‘카나나(Kanana)’를 카카오톡에 본격적으로 접목한다. 기존의 샵(#) 검색을 대체할 ‘카나나 검색’, 보안성을 강화한 온디바이스 기반 ‘카나나 인 카카오톡’, 대화 요약, 통화 녹음, 숏폼 생성 기능 등이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현재 베타 서비스 중인 ‘카나나앱’은 다수가 AI와 함께 소통하며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형 서비스로 업데이트된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온디바이스 AI 모델 ‘카나나 나노’를 활용한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한국어 맥락 이해 능력을 가진 경량 모델로 스마트폰 안에서 작동하며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다. 오늘부터 카나나 웹사이트에서 베타 테스트 신청이 가능하며, 선정된 인원은 10월 중순부터 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다. 

강지훈 AI디스커버리 성과리더는 “필요한 순간 먼저 말을 걸어주는 AI”라며 일정관리·예약·구매·지식검색 등을 먼저 제안하는 기능을 설명했다. 또한 채팅방 내에서 검색과 결과 공유가 가능한 ‘카나나 검색’을 소개하며 “단순 정보 검색을 넘어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고 다양한 대화 소재를 발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학 카나나 성과리더는 자체 모델의 성능·효율성·보안성을 강조하며 “카나나 모델은 온디바이스와 에이전틱 AI로 진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카카오톡뿐 아니라 다양한 카카오 서비스에서 카나나 모델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2.0버전 고도화 계획도 언급했다.

카카오톡 화면 구성도 크게 바뀐다. 채팅탭에는 ‘채팅방 폴더’ 기능이 새롭게 도입돼 이용자가 직접 카테고리를 설정해 채팅방을 분류할 수 있다. 기존의 ‘메시지 삭제’ 기능 개선에 이어 ‘메시지 수정’ 기능도 지원되며, 채팅방 목록에 ‘안읽음 폴더’가 추가돼 확인하지 않은 메시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이 읽지 않은 채팅방의 대화 내용을 자동으로 요약해주는 기능도 제공된다. 

보이스톡은 기기 종류나 이동통신사와 관계없이 누구나 편리하게 통화를 녹음할 수 있게 된다. 녹음된 내용은 AI가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환하고 요약하며, 필요한 경우 대화 내용을 검색하는 것도 가능하다.

세 번째 탭은 ‘지금탭’으로 개편된다. 이 공간에서는 숏폼 영상을 스크롤하며 감상하고 친구에게 공유할 수 있으며, 채팅방에서 동시에 시청하며 소통할 수도 있다. 오픈채팅에는 ‘오픈채팅 커뮤니티’가 도입돼 개별 방에 들어가지 않아도 화제가 되는 대화를 피드 형식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댓글 기능도 새롭게 추가돼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한 대화를 놓치지 않고 이어갈 수 있다.

친구탭은 프라이버시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소통 편의성을 높였다. 친구의 프로필을 일일이 클릭하지 않아도 변경 내역과 게시물을 타임라인 형태로 확인할 수 있으며, 프로필 사진·상태 메시지·디데이 등을 업데이트하거나 게시물을 작성하면 격자형 피드에 표시된다. 게시물의 공개 범위와 댓글 허용 여부는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고, 특정 친구의 소식을 숨기는 기능도 제공된다. 이번 신규 기능 업데이트(v25.8.0)는 23일 오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카카오와 OpenAI의 공동 프로덕트도 10월 공개된다. 카카오톡 채팅탭에서 바로 ChatGPT를 사용할 수 있으며, 대화 중 손쉽게 전환 가능하다. 적용되는 모델은 최신 GPT-5로 텍스트·이미지 처리 및 맥락 이해 능력을 갖췄다. 

유용하 AI에이전트 플랫폼 성과리더는 “양사 협업 시 카카오톡 이용자가 ChatGPT를 안전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ChatGPT 안에 카카오와 외부의 서비스를 연결해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올리버 제이 OpenAI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총괄은 “ChatGPT 경험을 카카오 생태계와 결합함으로써 사람들의 일상에서 AI가 더욱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에이전트는 선물하기, 예약하기, 카카오맵, 멜론 등에 적용되며, 이후 계열사·공공기관·외부 파트너로 생태계를 확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PlayMCP’ 플랫폼과 마켓플레이스 ‘PlayTools’를 오픈해 AI 서비스 제작과 연결을 지원했다.

이프 카카오 2일차인 24일에는 MCP 플랫폼 ‘PlayMCP’, 카나나 모델 진화, 안전한 AI 원칙, 카카오 리엔지니어링 세션이 이어진다. 3일차인 25일은 카카오 임직원 전용 ‘크루 데이로 진행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