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 평균 할인율 11.5%, 선진국 상회…"기업의 혁신 역량 강화 필요"
2025-09-24 이철호 기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의 혁신 역량 강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 자본비용을 낮추기 위한 제도적 기반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내 자본시장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주식시장 할인율 국제 비교와 코리아 프리미엄 과제'를 주제로 '제4차 KCMI 이슈브리핑'을 개최했다.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상장기업이 똑같은 실적을 거두더라도 국내 기업의 할인율이 미국보다 높다"며 "이번 연구는 국내 주식시장 할인율을 처음으로 해외 시장과 비교하고 높은 할인율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임을 제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과제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에서 자본시장연구원은 2006~2024년 전 세계 59개국 주식시장 자료를 기반으로 할인율을 측정한 결과 한국 주식시장의 평균 할인율은 11.5%로 나타났다.
G7 국가의 평균 할인율은 8.8%, 선진국은 8.9%, 신흥국은 10.9%로 개별 선진국과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신흥국 내에서도 중상위권에 속한다는 것이 자본시장연구원의 설명이다.
할인율은 기업이 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할 때 감수해야 하는 최소한의 자기자본 조달 비용이자 투자자 관점에서의 요구수익률이자 기대수익률로,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 구성요소 중 하나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주식시장의 할인율이 선진국과 신흥국 평균 대비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었다"며 "또한 한국 시장이 장기간 실제 달성한 실현수익률(TSR)은 연 평균 7.3%에 불과해 투자자가 요구하는 수익률에 현저히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요구수익률에 비해 실현수익률이 낮은 점이 국내 주식시장 할인율이 구조적으로 높게 형성돼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한국 시장의 만성적인 저PBR 현상을 설명해준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이러한 높은 할인율의 배경으로 △기업의 낮은 자본효율성과 수익성 △제도적 신뢰 기반의 취약성 △단기성과 중심의 투자자 행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이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성장성을 높여 수익성을 제고하는 한편 실효성 있는 거버넌스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법·제도의 집행력과 정책 일관성을 높이고 일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며 규제의 실효성을 강화해 한국 시장에 내재된 제도적 위험 프리미엄을 완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투자자가 한국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 제도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법 개정을 비롯한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이 제도에 대한 신뢰를 가져오고 있으나 아직 투자자들에게 합리적 긍정을 심어주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전문투자자, 고액 자산가 등이 건설적으로 기업과 장기 동행할 수 있도록 과세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