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먹으라고 보냈나, 버리라고 보냈나"…온라인몰서 산 ‘상한 과일’ 환불도 거절
소비자 피해 17%↑...SNS·중고 플랫폼서 속출
2025-09-28 송민규 기자
◆ 물러터져 과즙 줄줄...상자 흠뻑 젖어= 부산시 기장군에 사는 김 모(남)씨는 한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자두를 구입했다가 낭패를 봤다. 택배를 열어보니 자두가 무르고 터져 과즙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김 씨가 환불을 요구했지만 판매자 측에서는 “신선한 것을 보내도 폭염에 이동하다 보면 과후숙되고 택배 과정에서 박스를 던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환불해 줄 수 없다고 버텼다.
◆ 무르고 터진 천도복숭아, 판매자는 연락두절= 서울시 용산구에 사는 황 모(여)씨는 농수산물 전문 플랫폼에서 천도복숭아를 구입했다가 돈만 버렸다고 하소연했다. 절반은 터지고 물러터져 먹을 게 없었다고. 판매처에 전화해도 안 받고 카카오톡 문의도 읽지 않았다. 황 씨는 “판매자가 전화는 안 받으면서 구매 후기에 불만글을 남기자 모두 지웠더라”고 황당해했다.
온라인으로 주문한 과일이 짓무르고 상해 먹을 수 없는 상황인데 환불을 거절당하거나 일부만 돌려받아 억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8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25일까지 온라인으로 주문한 과일 상태가 불량해 업체와 반품 갈등을 빚었다는 소비자 민원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2% 증가했다.
쿠팡이나 옥션, 지마켓, 11번가 등 오픈마켓 외에 올해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쇼핑, 농수산물 전문 온라인몰에서 이같은 민원이 속출했다. 특히 올해는 전례없는 폭염으로 배송 중 변질되는 사례가 잇따르며 소비자 불만이 크게 늘었다.
광고 페이지에는 깨끗하고 먹음직스러운 과일 사진을 올려놓고 막상 받아보면 겉과 속이 군데군데 짓물러있고 곰팡이가 펴 먹지 못할 상태라는 게 소비자들 주장이다. ‘낙과’, ‘못난이’ 제품들은 하자가 있음을 고지하고 저렴하게라도 판매하지만 제 값을 다 주고도 상태가 엉망이라 갈등이 더 커졌다.
소비자들은 불량 제품이라며 반품이나 환불을 원하지만 쉽지 않다. 판매자들은 사진상 문제 있는 제품 개수만 환불해 준다거나 아예 거부하는 경우도 흔하다.
대형 플랫폼의 경우 고객센터를 통해 일부 조율이 가능하나 중고거래 플랫폼, SNS 마켓 등은 개인 간 거래도 치부돼 환불을 거절당해도 소비자가 구제받기 어렵다.
대형 오픈마켓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고객센터에 민원이 접수되면 교환·반품 등 고객이 원하는 방향을 확인 후 판매자와 커뮤니케이션해서 처리한다”며 “동일 판매자·상품의 문의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에는 현황 파악 후 판매자에게 개선을 요청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판매자 고지 후 상품판매를 중지하는 등 제재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