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시총 증가율 160%, 독보적 1위…한투와의 시총 격차 5배 확대
2025-10-14 이철호 기자
지난해 8월 발표한 기업가치제고계획(밸류업 공시)에 포함된 자사주 소각 확대, 총주주환원율 확대 등을 충실히 이행하는 한편 국내 증권사 중에서 디지털자산 시장 대응이 가장 빠르게 이뤄지면서 기대감이 더해진 결과라는 평가다.
13일 종가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시가총액은 12조2048억 원으로 연초(1월 2일 종가) 대비 15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증가분도 7조5048억 원에 달했다.
KRX 증권 지수를 구성하는 14개 증권주 중에서 시가총액과 올해 시가총액 증가율, 증가폭 모두 1위다.
특히 라이벌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회장 김남구)와의 시총 격차는 연초 7603억 원에서 4조2861억 원으로 5배 이상 확대되는 등 독보적 1위다.
미래에셋증권이 경쟁사 대비 올해 시가총액이 대폭 확대할 수 있었던 데는 자사주 소각을 비롯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8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며 △ROE 10% 이상 △주주환원성향 35% 이상 등의 단기 목표, △글로벌 세전이익 5000억 원 이상 △2030년까지 자사주 1억 주 이상 소각 등의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자사주 소각의 경우 올해 상반기까지 약 2750만 주를 소각하며 목표치의 약 28%를 이행했다. 연평균 소각 필요수량(약 1430만 주)의 2배 가까이 이행한 셈이다.
특히 정부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정책 추진과 맞물려 상대적으로 높은 자사주 비중이 오히려 미래에셋증권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의 자사주 비중은 23.23%에 달한다. 국내 상장 증권사 중에서는 신영증권(52.58%)과 대신증권(25.12%) 다음으로 세 번째로 높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한 주주환원 성향은 지난해 40%로 목표치를 웃돌았다. ROE 역시 올해 2분기 들어 10.9%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토큰증권(STO),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시총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2년 설립한 디지털자산솔루션팀을 올해 디지털자산본부로 격상하며 가상자산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토큰증권 발행·유통을 위한 플랫폼 구축 개발은 이미 지난해 완료한 상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지난 1일 그룹 고객자산 1000조 원 돌파 행사에서 "지금은 디지털 기반의 금융 혁신을 다시 한반 해야할 때"라며 "미래에셋은 글로벌 시장에서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융합하는 비즈니스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3차 상법 개정안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포함됨에 따라 미래에셋증권 자사주가 추가 소각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며 "STO,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이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박 회장의 장기적 안목에 기반한 글로벌 전략과 증권사 경영진의 독립적이고 체계적인 경영이 운용자산(AUM) 확대, 해외법인 실적 개선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의 AUM은 올해 7월 말 기준 549조1000억 원으로 2023년 말 대비 100조 원 이상 증가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에서 2238억 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해 상반기 전체 세전이익 중 26%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고객 우선 정신을 바탕으로 업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에게 더 나은 투자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성장을 목표로 더 나은 글로벌투자전문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