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3분기 누적 순익 15조 돌파할 듯, 사상 최대...KB금융 5조, 신한금융 4.4조
2025-10-16 박인철 기자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3분기까지 예상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15조 2914억 원에 달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KB금융지주가 누적 당기순이익 5조70억 원으로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5조286억 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예상 순이익 증가율도 13.9%로 가장 높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3분기까지 예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4조425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고 하나금융지주도 같은 기간 5.3% 늘어난 3조3953억 원으로 예측됐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4대 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7.4% 감소한 2조4634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상반기 발생한 희망퇴직 비용과 책임준공형 신탁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비용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가 전반적으로 호실적 기조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견고한 이자이익 기반 위에 비이자이익이 확대된 결과로 볼 수 있다.
4대 시중은행은 지난 '6·27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핵심 수익 지표인 예대금리차가 3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예대마진이 지속 상승 중이다.
가장 최근 수치인 지난 8월 기준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1.48%로 올해 1월 1.36%보다 0.12%포인트 높은 상황이다.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0.01%포인트씩 상승 중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수신금리도 하락하고 있지만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대출 가산금리를 높게 책정하면서 예대마진은 오히려 소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비이자이익 성장세도 빠르다. 상반기 4대 금융의 비이자이익은 7조21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6조7274억 원보다 7.2%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이 0.1% 성장에 그친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비이자이익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4대 금융지주는 3분기 은행 마진이 예상보다 잘 방어하고 있고 비이자이익도 양호한 흐름을 보여 시장 전망에 부합하는 무탈한 실적을 낼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4분기까지 금융지주 실적개선 기조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통상적으로 4분기는 충당금 적립, 희망퇴직 비용 등 계절적 요인으로 금융지주 실적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시기인데다 정부의 추가 부동산 규제로 대출 수요 급감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가 우려된다.
더욱이 일부 시중은행은 이미 9월까지 연간 대출 성장 목표치를 달성하면서 대출 총량 관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에 따르면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보면 지난달 기준 신한은행은 이미 20%를 초과했고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각각 목표치의 95%와 85%를 채웠다.
지난 1일 출범한 배드뱅크(새도약기금) 필요 재원 8000억 원 중 3600억 원을 은행권이 부담해야 하는 등 정부발(發) 청구서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리 대출을 받은 차주의 증가분도 있어 3분기 실적이 나쁘지 않겠지만 4분기에는 경기 불황에 따른 건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