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약품 오너3세 이상준 대표, 매출 키우고 R&D 선순환 구축 성공...신약 상업성과는 '아직'

2025-10-20     정현철 기자
현대약품 오너 3세 이상준 대표가 지난 5년간 단독대표 체제에서 매출 규모를 키우고 연구개발(R&D)에 힘주는 등 지속 가능한 성장 발판을 다진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우울증 등 실버질환 대상 품목 판매에 집중해 1300억 원대에 머물러 있던 매출 규모를 1800억 원 안팎으로 키웠다. 매출 확대는 비슷한 규모의 경쟁사보다 최대 5배 높은 비중의 R&D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다만 당뇨 신약 후보물질  'HD-6277'이 아직 임상 2상 단계에 있고, 항암제의 경우 물질 발굴 단계로 상업적 성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1월 결산 법인인 현대약품의 3분기(6~8월) 매출은 14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41억 원으로 86.4% 증가했다. 

연구개발비 투자액은 138억 원으로 23.2% 증가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액도 9.6%로 1.2%포인트 상승했다. 

10%에 육박하는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조 단위 매출을 내는 상위 제약사에서나 볼 수 있는 수치다.

1000억 원대 후반으로 비슷한 매출 규모를 가진 명문제약, 알리코제약과 비교하면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현대약품이 최대 5배 높다.

현대약품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5~7% 수준을 이어왔는데 지난해부터는 9%대로 높아졌다.
 
이 대표는 지속가능한 기업 체계 구축을 위해 신약 임상 성공과 신제품 개발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전략으로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매출 확대를 꾀했고 성과가 나면서 R&D로의 선순환 구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경쟁사보다 연구개발비가 3배 이상 많지만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더 높다.

이 대표는 치매 치료제 타미린과 저함량 성분 하이페질3mg, 우울증 치료제 멀타핀 등의 실버질환 대상 품목 판매에 집중해 매출 규모를 1300억 원대에서 1800억 원까지 키웠다.

또 빠른 매출 확대를 위해 해외에서 판매 중인 제품의 국내 라이선스를 도입해 상업화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도 진행했다.

현대약품의 라이선싱 계약 건은 2011년부터 현재까지 총 23건인데 이 중 12건이 이 대표 재임 기간에 체결됐다. 현재도 임신중단 약물 ‘미프지미소’, 피임약 ‘에스텔’, 갱년기 치료제 ‘비쥬바’ 등 6개 품목이 국내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대약품은 2024년부터 제2형 당뇨병 혁신신약 ‘HD-6277’의 임상 2b상, 병용요법 1상과 개량신약에서 이상지질혈증, 당뇨 등 순환기계열 치료제 3상 2건, 1상 2건 등을 새로 진행했다.

주목받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HD-6277’이다. 현대약품이 독자적으로 개발 중인 GPR40(단백질결합수용체40) 작용제 계열의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다. 올해 들어 독일에서 1상 임상시험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상 임상계획을 승인받았다. 

이 대표는 “우수한 효과와 계열 내 최초 신약 잠재력을 확인했다. 당뇨병 치료제 중 25%만 목표 혈당에 도달하는 등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기술이전을 통한 상업화 진행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벨로스, 이노비젠바이오와 항암제 관련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항암신약 연구에도 투자를 늘렸다. 다만 상업 성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편 이상준 대표는 현대약품 창업주 고(故) 이규석 회장 손자이자 이한구 회장의 장남이다. 2018년 2월 이한구 회장이 대표직에서 내려오면서 이상준 대표가 선임돼 당시 각자대표를 맡고 있던 김영학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이후 2021년 1월 이상준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