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 카드사 8개 중 7곳,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 증가...우리·신한카드 3000억 넘어

2025-10-20     이은서 기자
올해 하반기 들어 카드사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증가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돌려막기’ 대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연체자를 재평가해 상환할 자금을 다시 빌려주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재연체 가능성이 있어 카드사들의 건전성 악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업 카드사 중에서는 롯데카드(대표 조좌진)를 제외한 7개 카드사가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일제히 증가했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8곳의 지난 8월 말 기준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5402억 원으로 지난 6월 말 기준 1조3897억 원을 시작으로 두 달 연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6·27 대출 규제로 카드론이 신용대출과 함께 연 소득 범위 내로 제한된 데다 지난 7월부터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돼 소비자들의 대출 여력이 줄어 카드론 잔액은 감소했다.

그러나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차주의 상환 능력이 약화되면서 일부는 더 낮은 금리를 찾아 대환대출을 선택해 대환대출 잔액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별로는 우리카드(대표 진성원)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8월 말 기준 3319억 원으로 상반기 말 대비 6.4% 증가해 카드사 중에서는 잔액이 가장 많았다. 

신한카드(대표 박창현)는 8월 기준 잔액이 3254억 원으로 같은 기간 15.4% 증가하며 두 번째로 많았다. 증가액으로는 카드사 중에서 가장 많았다. 

삼성카드(대표 김이태)의 경우 같은 기간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1028억 원에서 1344억 원으로 30.7%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카드사들은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낮은 금리 혜택을 받기 위한 대환대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카드사들은 "자사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연체금을 대환대출로 전환하는 채무조정형 비중이 더 큰데 이는 채무 조정 신청 고객이 늘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반면 롯데카드는 8월 말 기준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1194억 원으로 상반기 말 대비 7.6% 줄었다. 전업 카드사 8곳 중에서 유일하게 감소했다. 지난 8월 대출채권을 매각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대환대출을 선택하는 차주 상당수가 재무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대환대출 잔액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부실이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곧 카드사들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카드론 연체율은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8개 전업 카드사의 연체율은 1.76%로 반기 기준 10년 만에 가장 높았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3%로 전년 동기 대비 0.14%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