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글로벌 시장 광폭 행보...미국·폴란드 신규 개척, 텃밭 동남아지역 디지털 확대

2025-10-21     박인철 기자
우리은행(행장 정진완)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순이익 비중 25%까지 확대'한다는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올 들어 미국과 동유럽 등 신규 시장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강점을 보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3국에서는 디지털 채널 확대와 고액자산가 대상의 PB서비스 확대 등 차별화 작업에 한창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국내 은행 중 최초로 동유럽 폴란드 지점을 신규 개설했다.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는 전후 재건 사업과 폴란드 현지에 진출한 국내 방산·자동차·배터리 기업 공장이 다수 위치해 있어 기업금융 수요가 높은 유망지역이다.
 
▲우리은행 폴란드지점 개점식

우리은행이 폴란드 시장에 가장 먼저 깃발을 꽂은 것은 지난 2017년 국내 기업 현지법인이 다수 포진한 남서부 공업도시 카토비체에 사무소를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동유럽 제조업 벨트의 성장 가능성을 염두하고 발빠르게 움직인 덕분이다. 

우리은행은 폴란드에서 중소기업 금융 부문의 강점을 살려 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글로벌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금융, 투자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 말했다.

유럽시장의 경우 내년에는 영국 런던에 위치한 FX Desk도 ‘런던트레이딩센터’로 확대 개편해 24시간 글로벌 외환 거래 체계를 강화하고 현지 시장 대응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등 보폭을 더욱 넓힐 방침이다. 

지난 8월에는 미국 현지법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이 텍사스주 오스틴에 지점을 개설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댈러스, 조지아에 이은 미국 남부지역 3번째 거점지역이다. 

오스틴 역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이 위치하는 등 국내 대기업 투자가 집중된 곳으로 이곳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 교민들에게 안정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인 행보다. 

전통적 강세 지역인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리테일 부문을 중심으로 올해 성과를 내고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6월 말 기준 전체 여신 7억 달러 중에서 리테일 비중이 40%에 달했는데 전부 베트남 현지인으로부터 거둔 결과다. 

베트남은 모바일 비즈니스에서도 결제망 확대 및 모바일 뱅킹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우선 신용카드보다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가맹점이 많아 VNpay·Zalopay 등 현지 대형 결제 플랫폼과 제휴해 QR결제를 강화했다. 또한 우리WON뱅킹 베트남 앱 기능을 확대해 온·오프라인 결합형 리테일 영업에 나섰다.

지난 4월에는 롯데파이낸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결제·예금·소비자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연계했고 ‘디노랩 베트남 2기’ 프로그램을 통해 머니스테이션 AI 투자분석 솔루션의 현지 상용화 지원에 나섰다.

캄보디아에도 ‘우리페이(KHQR)’를 도입해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진출했고 아이패드 기반 대출 시스템으로 크레딧 오피서(대출전담 직원)이 고객 방문 영업에 나서는 등 디지털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직 차원에서도 우리은행은 동남아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난 7월 ‘동남아성장센터설립추진ACT’라는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를 ‘3대 핵심 성장 법인’으로 지정하고 현지 맞춤형 상품 개발, 디지털 채널 확대, 고액자산가를 위한 PB 서비스 고도화 등 심화 전략 실행에 속도를 낸다는 목적이다.

한편 우리은행의 지난해 글로벌 법인 및 지점을 모두 합친 글로벌 순이익은 3832억 원으로, 전체 순이익 대비 비중은 12.5% 수준이다. 2030년 목표치의 절반 정도 달성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에는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이 대규모 금융사고 여파로 대손충당금을 대거 적립하면서 604억 원 손실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순이익은 1163억 원, 순이익 비중은 7.5%에 그쳤다. 다만 금융사고 충당금을 제외하면 비중은 11.4%로 작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