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프리미엄' 사그라들자 국내 금 현물 ETF 수익률 '뚝'...1주일 만에 8%포인트↓
2025-10-23 이철호 기자
'김치 프리미엄' 조정 과정에서 투자자가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금융감독원도 소비자경보를 지난 17일 발령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금 가격을 추종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KRX금현물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KRX금현물의 평균 3개월 수익률은 21일 기준 38.7%였다.
지난 14일 기준 2개 상품의 평균 3개월 수익률이 46.7%였던 것에 비해 일주일 만에 수익률이 8%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국제 금 가격을 따르는 △삼성자산운용 KODEX 금액티브 △신한자산운용 SOL 국제금 △신한자산운용 국제금커버드콜액티브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이 30.9%로 1주일 전보다 5.4%포인트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이로 인해 국내 금 시세를 추종하는 금현물 ETF와 국제 금 시세를 추종하는 금현물 ETF 간의 수익률 격차는 14일 21.1%포인트에서 21일 7.7%포인트로 격차가 13.4%포인트 좁혀졌다.
금현물 ETF는 대표적인 안정자산인 금 현물의 가격을 추종하는 ETF로 국내 금 시세인 'KRX금현물'을 추종하는 상품과 런던금시장(LBMA) 등 국제 금 시세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분류된다.
두 상품 간의 수익률 격차가 좁혀진 데는 '김치 프리미엄'이 줄어든 것에서 비롯한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 금 시세가 국제 금 시세보다 높아 괴리율이 커지는 현상을 뜻한다.
국내 금 시세와 국제 금 시세 간 격차는 9월 말 이후 급격히 차이가 커져 지난 15일에는 18.6%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금 시세 하락과 함께 격차가 좁혀지며 21일에는 5.2%로 시세차가 13.4%포인트 좁혀졌다.
국내 금 가격이 국제 금 가격보다 높은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경우 국내 금 가격을 따르는 금현물 ETF는 국제 금 가격을 따르는 상품보다 계속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금 가격과 국제 금 가격 간의 괴리율이 커졌다가 줄어드는 상황이라면 고점 부근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이 수익률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겪을 수 있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17일 국내 금 가격을 추종하는 금현물 ETF를 비롯해 국내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 투자와 관련해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최근 5년 간 괴리율이 10%를 초과한 기간은 2차례에 불과했으며 괴리율이 10%를 초과하는 경우는 1%에 불과한 이례적인 상황인 만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국내 금 가격과 국제 금 가격간 괴리율을 참고해야 한다는 것이 금감원 측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국내 금 가격 추총 ETF를 내놓은 운용사들은 금감원 소비자경보 발령 이전부터 국내 금 시세와 국제 금 시세 간의 괴리율이 크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달 26일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 달 30일부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 및 국제 금 시세를 매일 업데이트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국내 금 프리미엄이 가장 높은 시기에 매수했다가 매도 시 프리미엄 차이로 위험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은 자산운용사도, 한국거래소도 모두 인지하고 투자자들에게 안내하고 있다"며 "운용사 홈페이지에서 매일 국내 금 프리미엄을 업데이트해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서기수 서경대학교 금융정보공학과 교수는 "금 현물에 대한 수요-공급간 격차가 해외보다 큰 점, 원화 가치 하락 등이 '김치 프리미엄'의 원인"이라며 "이를 감안하고 국내 금 가격을 추종하는 상품에 대해 적절한 매수 타이밍을 가져갈지, 해외 금 가격을 추종하는 상품에 투자할지는 투자자 본인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