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5.7조 원 증가, 압도적 1위...현대차증권 2위→4위 추락
2025-10-22 이철호 기자
확정급여(DB)형을 중심으로 지난해까지 누적 적립액 2위를 유지했던 현대차증권(대표 배형근)은 9월 말 기준 4위까지 추락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누적 적립액은 34조9244억 원으로 올 들어 19.6% 증가했다. 증가액은 5조7299억 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았다.
미래에셋증권은 DB형에서는 적립금 규모가 전년 말 대비 7.1% 줄어든 5조8567억 원이었으나 DC(확정기여)형 적립금은 24.2% 증가한 14조7497억 원, IRP(개인형 퇴직연금)에서는 30% 증가한 14조3180억 원으로 DC·IRP를 중심으로 퇴직연금 고객 유치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하반기에도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 적립식 매수, 모바일원스톱 연금개시, 퇴직연금 장내채권 매매 서비스 등을 선보여 퇴직연금 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증권(대표 박종문)의 반등도 눈여겨 볼 점이다. 9월 말 기준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누적 적립액은 18조8656억 원으로 올 들어 22.6% 늘었다. 올 들어 퇴직연금 적립액 순위도 4위에서 2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삼성증권은 DB 적립금 규모가 4조926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0.9% 줄어든 반면 IRP 적립금이 8조1779억 원으로 29.8% 증가했다. DC 적립금도 6조5951억 원으로 33.1% 늘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가 무료인 '다이렉트 IRP', 가입 서류 작성과 발송이 필요 없는 '3분 연금' 서비스 등을 선보였으며 MTS에서 빠르고 편안하게 연금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며 "또한 업계 최초로 별도의 연금센터를 신설해 전문화된 연금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가입자 중심의 연금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해까지 증권사 퇴직연금 2위 사업자였던 현대차증권은 올 들어 누적 적립액이 3.6% 증가한 18조1389억 원으로 4위까지 밀렸다. 올 들어 증가액은 5위 NH투자증권의 9293억 원보다 적은 6238억 원에 그쳤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DB형의 비중이 축소되고 DC·IRP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현대차증권이 대형 증권사와의 경쟁 속에서 DC·IRP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증권의 올해 3분기 기준 전체 적립금 18조1389억 원 중에서 85.4%에 달하는 15조4994억 원이 DB형이다. DC형과 IRP 적립금 비중은 각각 3.3%와 11.2%에 그친다.
이는 현대차증권은 퇴직연금 적립액의 상당수를 현대차그룹 계열사 물량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현대차증권 전체 퇴직연금 적립액의 77.5%가 현대차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등 여전히 높은 의존도를 기록 중이다.
현대차증권은 향후 개인형 퇴직연금 시장에서 맞춤형 자산관리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될 것으로 보고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오는 12월 중 로보어드바이저(RA) 서비스 도입 및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외부 컨설팅을 통해 상품 경쟁력 제고 및 연금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한 바 있으며 이를 토대로 DC·IRP 시장에서 선도 사업자로의 도약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로 들어오는 퇴직연금 고객들 중 개인 고객들이 많다 보니 개인 고객 서비스에 강점이 있는 대형사의 퇴직연금 고객 유치가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