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5년간 편입한 해외 계열사 40%가 면세점·외식·식음료 등...호텔롯데 6개 최다

2025-10-29     이정민 기자
국내 대기업 그룹들이 해외 계열사 편입을 통해 미래 비전 실현과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새로운 기업을 신설·인수한 대신 사업성이 떨어지는 회사는 과감히 정리했다. 2020년대 들어 신규 편입하거나 제외한 해외 계열사 면면을 통해 대기업 그룹의 글로벌 확장 전략 및 사업 구조조정 흐름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롯데그룹이 2020년 이후 편입한 해외 계열사 40%가 호텔, 외식업, 식음료 등 유통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계열사 편입을 통해 본업인 유통 사업의 글로벌 확장에 나선 것이다.

29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2020년부터 2025년 4월 말까지 롯데그룹 해외 계열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편입 36개, 제외 56개로 집계됐다.

발전 프로젝트, 건설, 금융 등 단기간의 사업 영위를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을 제외하면 편입은 31개, 제외는 41개다.
 
해외 계열사 편입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호텔, 외식업, 식음료 등 유통 분야다. 5년여간 롯데그룹이 편입한 해외 계열사 31개 중 12개(38.7%)가 호텔, 면세점, 식음료 등을 포함한 유통업을 영위한다.

이어 ▲물류, IT 각각 3개 ▲소재, 건축, 전자, 화학 분야에서 각각 2개씩 해외 계열사를 편입했다.

계열사별로는 호텔롯데(대표 정호석)가 6개로 가장 많다. 이어 롯데GRS(대표 차우철) 5개, 롯데이노베이트(대표 김경엽) 4개, 롯데글로벌로직스(대표 강병구) 3개, 롯데에코월(대표 윤승호), 롯데이엠글로벌(대표 박인구), 롯데칠성음료(대표 박윤기), 롯데케미칼(대표 이영준), 롯데파이낸셜(대표 신유열) 등이 각각 2개다.
 

호텔롯데는 그룹의 글로벌 서비스 비즈니스 전초기지 역할 수행을 위해 북미와 동남아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관광 거점을 확장했다.

2020년 출범한 롯데 트래블 리테일 싱가포르는 현재 4개 터미널에서 19개 면세 매장을 운영하며 현지 1군 글로벌 면세사업자로 자리잡았다. 사전 주문·개인 맞춤형 모바일 앱 등 디지털 기반 쇼핑 경험을 도입하고 ESG 요소를 반영한 지속가능 리테일 솔루션을 실험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한 게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에서도 2020년 롯데호텔 시애틀을 오픈하고 시카고·시애틀·라스베가스 등 현지 럭셔리 소비층을 공략하고 있다.

외식 계열사 롯데GRS는 미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직영 운영 체제를 강화했다. 2023년 롯데GRS USA를 설립한 뒤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에 롯데리아USA 법인을 세워 지난 8월 LA 1호점을 출점했다.

베트남에서는 2023년 1월 설립한 롯데 F&G 베트남 컴퍼니를 통해 버거용 패티 등 식자재를 생산한다. 동남아 전체 공급망을 확보해 해외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롯데그룹은 베트남 시장에 단순 진출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까지 직접 장악하는 글로벌 외식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3월 서유럽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을 확보 차원에서 러시아 모스크바에 롯데칠성 베버리지 RUS를 설립했다.

기존에는 블라디보스토크 주재소 중심으로 제한적 활동을 펼쳤지만 파키스탄, 미얀마, 중국, 미국 등 기존 동남아 및 북미 법인과 함께 글로벌 음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물류 계열사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멕시코 법인 롯데 글로벌 로지스틱스를 설립해 남미 현지 시장에 첫 진출했다. K-뷰티 수요 증가에 따른 한국산 제품 물류 허브를 구축하며 기존 아시아·북미·유럽 네트워크와 연결, 글로벌 3각 체제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유통 외 부문에서는 롯데그룹의 포트폴리오 확장 측면에서 해외 계열사를 편입했다.

디지털·테크 부문을 담당하는 롯데이노베이트가 지난해 설립한 미국 현지 합작법인 이브이시스 아메리카(Evsis America)가 대표적이다.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180~400kW) 업체로, 삼성물산과 협력해 북미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서 점유율 20%의 선두권 업체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유통 이미지를 넘어 디지털 및 테크 중심 글로벌 기업으로의 포트폴리오 확장을 가속화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지주는 2020년 싱가포르에 롯데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 싱가포르를 설립해 해외 벤처캐피탈 투자에 나섰다.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해외 벤처 발굴과 선제적 투자 전략의 첫 단추를 꿰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5년여 간 해외 계열사 41개를 제외했다.

청산이 30개로 가장 많았다. 업종별로는 유통 9개, 물류 6개, 식품 5개, 화학 4개, 건설 2개 순이다. 과거 동남아 및 중국 등에 무리하게 진출했던 유통 법인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