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정권 바뀔 때마다 CEO 교체 이번에도...구현모·김태호 등 하마평
2025-11-04 이범희 기자
김 대표는 4일 열린 이사회에서 연임 포기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지난 8월 발생한 소액결제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임기를 수행한 뒤 물러나기로 했다. KT는 이날 차기 대표 선임 절차에 착수했으며, 연내 최종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2002년 민영화된 KT는 김 대표 이전까지 모두 5명이 CEO를 지냈지만, 그중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마친 인물은 황창규 전 회장 한 명에 그친다.
민영화 후 첫 CEO였던 이용경 전 대표는 연임 의사를 밝혔지만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정치권의 압력으로 후보 공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후 취임한 남중수 전 대표는 2008년 2월 연임에 성공했으나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정권의 눈 밖에 났고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며 중도 사퇴한 뒤 구속까지 당했다.
뒤를 이은 이석채 전 회장도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2년 3월 연임했지만, 이듬해 11월 배임 혐의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고 사퇴했다. 구현모 전 대표는 윤석열 정권으로 바뀌자 국민연금의 반대로 연임이 좌초됐다.
구 전 대표 연임이 무산되면서 KT는 약 5개월간 CEO 공석사태를 겪기도 했다.
이는 KT는 민영화 이후에도 국민연금공단(7.7%), 산업은행, 우리사주조합(3.2%) 등이 주요 주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재임기간 KT의 주가 상승, 실적 개선, 구조조정 등 경영 성과를 인정받았으나 해킹 사태에 발목이 잡혔다. 결과적으로는 정권 교체기에서 연임에 실패한 모습을 연출했다.
KT가 5일부터 차기 후보 공모에 나서는 가운데 현재 구 전 대표와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구 전 대표는 KT 출범 이후 첫 내부 출신 CEO로 2020년 3월 취임해 3년 임기를 마쳤다. 김태호 전 사장은 KT IT기획실장을 지냈으며, 2019년 차기 대표 후보군에도 올랐던 인물이다. 이 밖에 박태웅 대통령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공공AX분과장, 윤경림 전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등도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KT 이사회추천위원회는 “KT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대표를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