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신약 유망주] 한올바이오 '바토클리맙', 중증근무력증·갑상선 안병증 등 상업화 임박
2025-11-10 정현철 기자
잘 키운 블록버스터 하나면 제약사 실적이 우뚝 선다.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지난해 1조268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단일 품목으로 국내 5대 제약사 연간 매출과 어깨를 견준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와 유한양행 항암제 ‘렉라자’,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은 차세대 블록버스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신약이 글로벌시장 개척을 본격화 한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의 차세대 유망 신약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대웅제약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 항체신약 바토클리맙(프로젝트명 HL161BKN)이 다양한 적응증에서 상업화 단계에 임박해 있다.
바토클리맙은 면역글로불린G(IgG) 항체 반감기를 조절하는 Fc수용체(FcRn)를 타깃하는 치료제다. FcRn 억제제는 질환의 원인 항체를 조절하는 측면에서 기존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바토클리맙 임상을 통해 △중증근무력증(MG)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신경병증(CIDP) △갑상선 안병증(TED) △그레이브스병(GD) △온난항체 용혈성빈혈 △혈소판 감소증 △시신경 척수염 등 7종의 적응증 확보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중증근무력증은 임상 3상을 마쳤고 치료제 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갑상선 안병증은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그레이브스병은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가장 임상 단계가 빠른 대상 적응증은 중증근무력증이다. 임상시험 정보 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즈에 따르면 지난 4월 임상 3상이 종료됐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일본 등 상업화 권한을 갖고 있는 지역에서 중증근무력증 치료제로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바토클리맙은 갑상선 관련 질환 대상 임상에서 부작용 이슈를 해소한 결과를 얻으면서 혁신신약으로 출시될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뮤노반트는 그레이브스병(갑상선 호르몬 과다 생성) 환자 중 24주간 바토클리맙 투여 이후 24주간 미투여 기간을 추적 관찰한 결과를 지난 9월 3일 공개했는데, 약물 투여 종료 후에도 전체 시험자 중 80%의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유지됐다.
2021년 LDL(고콜레스테롤혈증)가 상승하는 부작용 우려를 해소한 결과로 보인다. 24주 투약 이후 추가 치료가 필요하지 않는 치료제로 발전 가능성도 입증했다.
한올바이오파마 측은 그레이브스병 유지 효과 데이터를 통해 연구개발 역량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12월 갑상선 안병증(TED)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 질환의 증상은 안구돌출과 눈꺼풀 부문 염증으로 복시 현상, 시력 장애를 유발한다. 현존 치료제로 암젠의 '테페자' 정도가 있으나 근경련, 고혈당, 청력 손실 등 부작용이 있어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갑상선 안병증 시장 규모는 지난해 45억3000만 달러(한화 약 6조5000억 원)에서 2031년 118억1000만 달러(17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그레이브스병과 전반적인 갑상선 질환의 유병률 늘고 있어 시장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레이브스병 또한 표준 치료제로 환자의 25%가 반응하지 않는 문제가 있고 재발도 잦아 마찬가지로 미충족 수요가 높다. 미국에서만 약 2만 명의 2차 치료 환자와 33만 명의 재발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바토클리맙은 갑상선 안질환 임상 2b상에서 효능을 입증했고 그레이브스병 임상 2상에서 안와증상 개선 효능이 확인됐다. 12월 발표될 임상 데이터가 출시 여부를 결정 지을 핵심 데이터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상업화 성과는 2028년 이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달 29일 공시를 통해 2028년 이후 해당년도 잉여현금흐름(FCF)의 10% 내외에서 현금배당실시 여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바토클리맙의 상업화 결정은 12월 임상 결과 발표 후 구체화될 것" 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3상 과제의 적응증 확대 및 추가 임상 등으로 지속적인 연구 개발 투자 예정으로 2028년 이후 상업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올바이오파마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바토클리맙의 글로벌 임상을 실시했다.
2017년 하반기 스위스 제약사 로이반트 및 자회사 이뮤노반트와 북미, 중남미, EU국가에서 바토클리맙 임상개발 및 상업화 권한에 대해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중국 제약사 하버바이오메드와는 현지에서 바토클리맙 독점 개발 및 사업권에 대해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