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매출 비중 50% 목표한 바이오사업 접었다...한미약품 인수 실패로 직격탄

2025-11-25     정현철 기자
OCI가 2025년까지 매출의 절반을 바이오 사업으로 채우겠다는 중장기 목표 달성이 일찌감치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 사업은 제약 계열사로 이관됐고 대형 인수합병(M&A)도 실패하면서 그룹에서 존재감이 미미해진 상태다.

2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OCI홀딩스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5695억 원이다. 그룹에서 바이오 사업을 담당하는 부광약품 매출은 1382억 원으로 홀딩스의 5.4% 수준에 그친다.

OCI홀딩스는 화학소재 부문이 매출의 60%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에너지솔루션 13.6%, 도시개발 12.8% 등이다.

OCI는 지난 2018년 7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바이오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대웅제약 연구소장 출신 최수진 바이오사업본부장을 영입했다. 당시 최 본부장은 2025년까지 매출 절반을 바이오 사업에서 내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2018년 부광약품 연간 매출이 1900억 원가량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바이오 사업이 실질적으로 매출에 기여한 부분은 없는 것과 다름없다.

오너 3세 이우현 회장이 부회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바이오 사업 추진 의지를 보였던 터라 OCI 입장에서 더욱 뼈아프다.

OCI는 2018년 7월 비앤오바이오, 2019년 3월에는 미국 바이오사업 투자 회사 ‘OCI 바이오 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비앤오바이오에는 이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2022년 2월에는 1461억 원을 들여 부광약품 지분 10.9%를 인수했다.

다만 성과는 미미하다. OCI 바이오 인베스트먼트와 비앤오바이오는 암 진단 기술 보유 이스라엘 바이오벤처 뉴클레익스에 100억 원가량을 투자한 것 외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비앤오바이오는 2023년 2월 청산됐다.
지난해에는 한미약품 인수에 나서며 바이오 사업 강화 의지를 이어갔다. OCI는 두 그룹 대주주간 지분 맞교환 후 그룹 통합 지주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바이오 사업을 키우겠다는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이 계획은 한미약품 창업주 장·차남과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OCI는 바이오 사업을 2022년 8월 부광약품에 이관했다. 사실상 2025년 경영 목표는 한미약품 인수가 무산되면서 실패한 모습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부광약품 사내이사에서 사임한 이후 사업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OCI홀딩스는 홈페이지 바이오사업 소개란에 과거 지분투자 내역만 공개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 소재, 태양광,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등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다.

한편 부광약품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 성과를 발판으로 신약 개발 자회사 설립, 국내외 신규 투자처 발굴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연매출 5000억 원을 달성해 국내 20위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갖고 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 유망 바이오벤처와 전략적 협업 및 투자, 인수합병으로 바이오 역량을 내재화하겠다. 신규 바이오펀드 조성, 글로벌 AI 바이오펀드 참여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