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롯데맨' 정현석, 유니클로 살린 경험으로 롯데百 성장 이끌까

2025-11-26     이정민 기자
롯데쇼핑 백화점부문 대표로 선임된 정현석 부사장이 유니클로에서 보여준 실적 성과를 이번에도 재현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롯데백화점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이 3조3000억 원 안팎으로 정체돼 있다. 올해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그룹은 26일 임원 인사를 통해 정 부사장을 승진과 함께 백화점부문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지난해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글로벌 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국내 법인 에프알엘코리아를 이끌며 불매운동과 코로나19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도 실적 반등을 이끌어낸 정 부사장이 롯데백화점에서도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정 부사장은 롯데그룹 내부에서 1970년대 중반 출생 임원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전무에 오른 인물이다. 롯데쇼핑 세 대표 가운데 유일한 70년대 생이기도 하다. 일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사장은 2000년 롯데쇼핑에 입사해 고객전략, 영업기획, 백화점 및 아울렛 등 현장 운영 등을 두루 경험한 ‘정통 롯데맨’이다.
 
▲정현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 내정자

이후 롯데백화점 중동점장, 롯데몰 동부산점장 등을 거치며 현장 중심의 운영 감각을 쌓았고 2020년 6월에는 유니클로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당시 유니클로는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위기 상황에 놓여 있었다.

정 대표 취임 전인 2020년 회계연도 에프알엘코리아 매출은 62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54.3% 감소했다. 영업적자도 884억 원에 달했다.

정 대표는 취임 직후 오프라인 점포를 효율화하고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구조 재정비에 나섰다. 재고 운영 체계를 다시 구축하고 매장 수익성을 집중 관리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냈다. 수익이 부진한 매장은 과감히 정리하고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온라인 유통을 강화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정 대표 체제에서 에프알엘코리아는 1년 만에 흑자전환하며 55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2021년 5824억 원에서 2022년 7043억 원, 2023년 9219억 원, 2024년 1조602억 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5년 만에 다시 ‘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그룹 내부에서는 ‘정현석 효과’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정 대표 입지가 높아졌다.
 
 
롯데백화점은 매출이 정체돼있는 가운데 영업이익 역시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유통업계가 침체되고 변화가 급격히 이뤄지는 상황에서 백화점, 아울렛, 쇼핑몰 간 역할 조정과 포트폴리오 재편이라는 방향성에 정 대표가 적임자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정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백화점 임원 보임 인사에서 아울렛사업본부장으로 복귀해 해당 조직을 정비한 경험을 갖고 있다. 대표 취임 이후 아울렛과 백화점 조직의 통합 경쟁력 제고, 리테일 모델 혁신,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MZ 소비 트렌드 반영, 온라인 채널 감각, 브랜드·경험 중심의 전개 방식 등 비교적 젊은 감각을 가진 리더라는 점도 정 부사장의 강점으로 꼽힌다.

롯데그룹 측은 “롯데백화점 역대 최연소 대표이사로서 롯데 유통사업 전반에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도전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