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식품사 중 8곳 원재료 비축 늘려...롯데웰푸드·대상·오뚜기 30% 이상↑

2025-12-02     정현철 기자
10대 식품사 중 8곳이 올해 원재료 비축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 매입가 상승에 대비한 행보로 풀이된다.

동원F&B(대표 김성용)와 오리온(대표 이승준)은 재고자산이 감소했음에도 원재료 비축은 늘었다. 롯데칠성음료(대표 박윤기)와 풀무원(대표 이우봉)은 원재료 재고가 감소했다. 

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식품사의 올해 9월 말 기준 재고자산은 4조7305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0.6% 줄었다. 하지만 원재료 재고자산은 1조6752억 원으로 12.3% 증가했다.

재고자산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35.4%로 4.1%포인트 상승했다.
10곳 중 8곳의 원재료 비축이 증가했다.

원재료 재고는 CJ제일제당(대표 윤석환)이 4800억 원가량으로 가장 많고 롯데웰푸드(대표 신동빈·이창엽)도 3000억 원 이상이다. 롯데칠성과 오뚜기(대표 황성만), 오리온도 1500억 원 이상으로 비교적 많다.

CJ제일제당은 원재료 재고가 올해 들어 10.7% 증가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돈육 등 원재료의 국제시세가 오름세로 이에 대비하기 위해 구매를 늘렸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는 원재료 재고 증가율이 35.3%로 가장 높다. 대상과 오뚜기도 30% 이상이다.

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 빼빼로의 성수기를 앞두고 원재료를 확보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빼빼로 수요에 대비해 3분기에 원재료 포함 재고를 확보해놓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상(대표 임정배) 관계자는 "통상 3분기에 주요 원재료인 고추, 배추 등을 비축한다. 이외에도 대외 변동성에 대비하는 차원도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대두유, 팜유 등 주요 수입 유지류 가격이 17% 상승했고 유지류 재고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농심(대표 이병학)과 동원F&B도 원재료 재고가 20% 이상 증가했다. 원재료 보유액이 가장 적은 SPC삼립은 422억 원으로 16.6% 늘었다.

동원F&B와 오리온은 재고자산이 줄었지만 원재료 재고는 늘었다. 동원F&B의 재고자산은 3811억 원으로 27.4% 줄었지만, 원재료 재고는 1055억 원으로 23.1% 늘었다.

오리온의 재고자산은 2996억 원으로 5.4% 감소한 반면 원재료 재고는 1532억 원으로 10.1% 증가했다. 

롯데칠성과 풀무원은 원재료 재고가 감소했다. 

롯데칠성은 내수 경기 침체로 재고 운영의 효율성을 확보했다. 올해 탄산수 트레비 천연향료 배합 비율을 절반으로 낮추는 등 재고 운영 효율화에 따라 원재료 재고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춰 저도수, 저당 등 소비자 선호 제품이 변하고 있어 이에 따라 원재료 구성도 변화하고 있다. 당사는 원재료 구매를 환율, 작황 등 대내외 상황을 반영해 전략적으로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신선식품 비중이 높아 원재료 재고가 적다. 대외적인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줄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식품사의 원재료 재고 증가는 환율 영향 등으로 원재료 매입가 상승에 대비한 행보로 풀이된다. 수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어 환율에 따른 판매가를 인상해야하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업계 전반적으로 최근 불안정한 환율, 국제 무역 상황에 따라 원재료 및 가격 변동성에 대응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원재료 보유량을 늘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