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LG그룹 10대 뉴스] LG전자 인도법인·LG CNS 상장…유플러스·생건 등 구조조정 단행
2025-12-09 정은영 기자
고물가·고금리·저성장 장기화에 미국 관세 부과, 소비 위축,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인공지능(AI) 혁신으로 인한 산업구조 변화... 불확실성이 유독 확대된 상황에서 국내 대기업 그룹들은 지난 한 해 생존 전략과 사업 재편, 미래 투자 방향 설정에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10대 그룹의 성과와 위기, 전략 변화, 총수의 리더십 행보 등 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10대 뉴스를 선정해 한 해를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LG그룹은 올해 LG전자 인도법인 상장이 성공리에 마무리되면서 1조8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HVAC(냉난방공조) 등 미래 사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된다.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 LG CNS도 상장했고, 이에 힘입어 2년 만에 시가총액 200조 원을 다시 돌파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의 전장동맹도 한층 강화했다.
LG전자 TV 사업본부를 비롯해 LG유플러스(대표 홍범식), LG생활건강(대표 이선주), LG디스플레이(대표 정철동) 등은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1. LG전자, 인도법인 상장으로 1조8000억 유동성 확보..."미래 사업 투자"
지난 10월 LG전자는 인도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인도법인 상장 최종 승인을 받았다. 해당 IPO는 신주 발행 없이 LG전자 본사가 구주매출로 매각 자금을 전액 환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1월 말 기준 LG전자 인도법인의 시가총액은 18조 원을 넘어섰다. 이를 통해 LG전자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동성은 1조8000억 원에 달한다.
LG전자는 지난 9월 30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중인 인도법인 주식 15%(1억181만5859주)의 처분을 결정한 바 있다.
LG전자는 인도법인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HVAC를 포함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해 사용할 방침이다. 지난 10월 말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LG전자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과거보다 더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 LG그룹, 2년 만에 시총 200조 재돌파
지난 11월 12일 외국인들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LG그룹 시가총액이 약 2년 만에 200조 원을 다시 돌파했다. 이날 종가 기준 LG그룹 상장 계열사 12곳의 시총은 201조1128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그룹, SK그룹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지난달 5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 동안 외국인들이 유가 증권 시장에서 총 4조3021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상황에서 LG그룹 계열사는 예외적으로 매수 우위를 기록한 것이라 의미가 더욱 크다. 해당 기간 가장 돋보인 주는 LG CNS다.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1998억 원으로 코스피 전체 종목 가운데 가장 많았다.
LG그룹 계열사의 시총은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사상 처음으로 200조 원을 넘어섰으나 이듬해 2차전지주 부진 여파로 그래프가 하향곡선을 그렸다.
3. LG그룹, 5년 간 국내 100조 투자 단행
지난 11월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한미 관세 협상 후속 관련 민관 합동' 회의를 통해 향후 5년간 100조 원을 국내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전체 투자의 60%를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기술 개발과 확장에 투입한다. AI 시대의 핵심 공급망을 국내에서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장 큰 투자는 LG전자에서 이뤄진다. 전장 분야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R&D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용 칠러 등 고효율 냉각 솔루션 개발 등 HVAC 사업도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LG 생산기술원이 개발 중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스마트팩토리용 산업용 로봇도 투자 리스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LG디스플레이의 차세대 OLED,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 및 센싱 부품도 대표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배터리 라인 확충, LG화학은 차세대 전지 기술 개발 등에서 소부장 투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100조 원 중 나머지 40조 원은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 R&D, LG전자의 AI 가전 및 스마트홈 기술 개발 등 AI 분야에 투자된다.
4. LG디스플레이, 저수익 사업 정리하고 OLED 집중하며 4년 만에 흑자 전망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내며 누적 적자가 5조1000억 원에 달하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77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장기간 이어진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LCD 중심 구조를 정리하고 OLED 중심으로 전환하는 체질개선에 집중 해왔다. 지난해 9월 중국 광저우 LCD 패널·모듈 공장을 TCL그룹에 약 2조2466억 원에 매각하며 저수익 사업을 정리했고, 확보한 자금은 OLED 투자 재원으로 활용했다.
이에 따라 최근 5년 새 OLED 매출 비중이 두 배 가까이 높아졌고, 이는 흑자전환 원동력이 됐다.
5. 구광모 회장 등 LG 오너일가, 100억 대 LG CNS 상속세 불복 소송 항소 취하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그의 모친인 김영식 여사, 두 여동생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구연수 씨가 용산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을 지난 11월 5일 취하했다. 이번 소송 취하로 3년 만에 상속세 소송이 종결됐다.
양측은 지난 7월 법원이 제시한 조정권고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안의 세부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구 회장 일가는 지난 2018년 5월 사망한 구본무 전(前) 회장으로부터 약 2조 원의 재산을 상속받으면서 9423억 원의 상속세를 납부한 바 있다. 당시 상속받은 재산 목록에는 비상장 주식이었던 LG CNS의 지분 1.12%(97만2600주)도 포함돼 있었다.
과세 당국은 LG CNS 지분에 대해 126억 원의 상속세를 경정 고지했다. 납세자의 신고액이 너무 적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구 회장 등은 가산세 약 18억 원을 제외한 상속세 약 108억 원을 취소해달라며 지난 2022년 9월 불복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6. LG CNS 상장
올해 IPO 공모주 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LG CNS(대표 현신균)가 지난 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예상 시가총액은 5조9972억 원에 달했고,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인 6만1900원으로 확정됐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114:1을 기록했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다만 공모주 '한파' 분위기 속에서 LG CNS는 상장 첫날 5만5800원에 거래를 마치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낮은 의무보유 확약 비중 등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 조기 편입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한국은행 디지털화폐 사업 추진에 따른 기대감으로 6월 한때 장중 9만 원을 돌파했고, 현재는 6만4200원을 기록 중이다. LG CNS는 한국은행이 주도하는 디지털화폐(CBDC) ‘프로젝트 한강’ 기술 총괄사다.
7. LG그룹, 벤츠와 전장 동맹 강화
지난 11월 LG그룹의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회동하며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사업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등 그룹 전자IT 계열사 CEO들이 총출동 했다.
양사는 배터리, 디스플레이, 차량용 센서 등 다양한 핵심 부품의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또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 기술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8. LG전자 MS사업본부,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LG디스플레이 희망퇴직 단행
LG전자,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들이 올해 잇달아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LG전자는 지난 8월 TV사업 담당하는 MS사업본부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대상자는 만 50세 이상이거나 최근 3년간 성과가 낮은 직원이다. LG유플러스는 역시 8월 만 50세 이상 및 10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LG생활건강은 10월 만 35세 이상 면세점 및 백화점 판매판촉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LG디스플레이는 11월 사무직 대상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근속 3년 이상 직원이다.
LG그룹의 전사적 인력 조정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효율화와 실적 관리를 목적으로 한다. 장기적으로는 가전·전자 중심의 기존 제조 구조에서 벗어나 AI·B2B·배터리·전장·반도체 등 차세대 고부가 사업 중심으로 체질을 전환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9. 미국서 LG에너지솔루션 공장 건설하던 한국인 근로자 317명 구금 후 석방
지난 9월 4일 LG에너지솔루션(대표 김동명)과 현대자동차가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17명이 구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근로자들은 7일 동안 구금됐다가 석방됐다.
구금됐던 근로자 317명 중 절반 이상인 170명이 전자여행허가제(ESTA)로 미국에 들어갔고, 146명은 B-1(사업)·B-2(관광) 비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ESTA는 무비자 입국은 되지만 노동은 불가능하다.
미국에 지사가 없는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은 주재원 비자를 발급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편법’을 쓰게 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금됐던 100명 안팎의 사업용 B-1(단기 상용) 비자는 복원된 상태다.
10. LG트윈스, 2025 프로야구 통합 우승
LG트윈스가 지난 10월 '2025 프로야구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23년에 이어 2년 만이다.
구단주인 구광모 회장은 MVP에 오른 김현수에게 1억 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전달하며 "KS MVP에게 롤렉스를 수여하는 것은 초대 구단주셨던 구본무 선대 회장님이 야구단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만든 전통"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뜻을 기리고 앞으로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를 더 자주 맞이하고 싶은 마음에 LG 트윈스의 전통으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TV, 냉장고, 세탁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에어컨 등 11개 품목 25개 모델에 대해 할인 판매에 나서며 LG트윈스의 우승을 기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