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분의 2 임기만료...회장들 연임 덕에 대부분 임기 이어갈 듯
2025-12-09 박인철 기자
법률상 보장된 사외이사 임기 6년을 채운 인물이 1명에 불과한데다 임기 만료를 앞둔 현직 지주 회장들이 연달아 연임에 성공하면서 안정적인 이사회 구성을 위해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9명 중 내년 초 정기주주총회를 끝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인물은 26명이다. 3명 중 2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셈이다.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가 사외이사 9명 중 8명의 임기가 만료 예정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지주(회장 진옥동)는 9명 중 7명, KB금융지주(회장 양종희)도 7명 중 5명이 임기 만료에 해당된다.
다만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보장된 사외이사 최대 임기 6년을 모두 채우거나 각 사 내규에 따라 연임이 불가능한 사외이사는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인 윤재원 이사 1명이다. 윤 이사는 현재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사외이사 구인난을 감안할 때 법률상 임기가 제한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들 중 대부분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법상 금융회사 사외이사는 다른 회사 사외이사와의 겸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 들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최고경영진과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에 굳이 변화를 주지 않아도 되는 점도 사외이사 연임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3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데 이어 지난 4일에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최종 후보에 오르며 연임에 성공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특히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후 금융지주 회장이 이사회에 자기 사람을 앉혀 일종의 '참호'를 구축하고 있다며 개선 목소리를 내오고 있다.
그는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도 “금융지주 회장들이 연임 욕구가 과도하게 작동하면서 이사회의 견제·감시 기능이 약화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융지주사들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원칙에 따라 사외이사진 명단을 구성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주주와 외부 서치펌을 통해 최종 후보를 10배수까지 선정한 뒤 인선자문단과 후보추천위원회의 투표, 상시 후보 추천 제도 등으로 숏리스트를 선정한다.
대형 금융지주 이사회 관계자는 “단계별 수행 주체를 철저하게 분리하고 후보 추천 과정 전반에 걸쳐 투명성, 공정성, 균형감 갖춘 이사회 구성을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