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CJ그룹 10대 뉴스] 대표 K관광코스 된 CJ올리브영 매출 '훨훨'...오너 4세 이선호 보폭 확대

2025-12-15     정현철 기자
고물가·고금리·저성장 장기화에 미국 관세 부과, 소비 위축,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인공지능(AI) 혁신으로 인한 산업구조 변화... 불확실성이 유독 확대된 상황에서 국내 대기업 그룹들은 지난 한 해 생존 전략과 사업 재편, 미래 투자 방향 설정에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10대 그룹의 성과와 위기, 전략 변화, 총수의 리더십 행보 등 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10대 뉴스를 선정해 한 해를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CJ그룹은 오너 4세 이선호 미래기획실장이 6년 만에 지주사로 자리를 옮기며 경영 보폭을 확대했다.

그룹의 캐시카우로 떠오른 CJ올리브영은 외국인 대표 관광코스 역할을 톡톡히 하며 올해 5조 원 매출을 넘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대표 브랜드 '비비고'를 키우기 위해 글로벌 생산공장 확대에 1조 원을 투자했다.

CJ대한통운도 택배 사업 분기 매출이 1조 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CJ ENM은 국내 엔터사 최초로 사우디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1. 오너 4세 이선호 경영리더 6년 만에 지주사로 이동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이 9월 지주사 CJ의 신설조직 미래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6년 만에 지주사 복귀다.

CJ그룹은 11월 18일 미래기획실과 디지털전환(DT) 추진실 등 2개 조직을 묶어 미래기획그룹으로 만들고 이 실장이 미래기획그룹장을 겸직하게 했다. 이 실장이 CJ그룹 미래 성장 전략을 세우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 실장의 지주사 복귀로 재계에서는 (주)CJ와 CJ올리브영의 합병설이 나왔다. 이 실장이 보유한 (주)CJ 지분은 3%, CJ올리브영 지분은 11%다. 흡수합병을 통해 이 실장의 CJ 지배력을 강화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됐다. 
▲이선호 CJ 미래기획실장 겸 미래기획그룹장
2. 대표 관광코스로 뜬 CJ올리브영, 매출 폭발

올해 11월까지 CJ올리브영 전국 오프라인 매장 방한 외국인 누적 구매 금액은 1조 원을 넘어섰다. 2022년 대비 26배 늘었다. 구매 고객 중 외국인 비중은 2%에서 2023년 처음으로 10%를 넘어섰고 올해는 25%를 기록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K관광코스가 주목받고 있는데 그 한 축을 올리브영이 차지하고 있다. 실제 올해 글로벌텍스프리(GTF)에서 발생한 국내 화장품 결제 건수 88%가 올리브영에서 나왔다.

올리브영은 2023년 11월 글로벌 특화 매장 ‘올리브영 명동 타운’을 리뉴얼 오픈하는 등 외국인 구매 비중이 50% 이상인 상권을 ‘글로벌 관광 상권’으로 분류하고 맞춤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CJ올리브영은 올해 3분기 누적 별도매출이 4조25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했다.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이 5조 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3. CJ올리브영, 미국으로 영토 확장...내년 5월 1호 매장 연다

매출이 폭발한 CJ올리브영은 해외로 영토 확장에 나섰다. 지난 11월 19일 CJ올리브영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미국 1호 매장 개점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패션·뷰티 특화 상권에 2026년 5월 오픈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현지 MZ세대 소비자를 공략한다. 또 2026년 내 로스앤젤레스(LA) 웨스트필드 등 캘리포니아주에서 복수 매장을 개점할 계획이다.

이커머스 채널 중심 소비되던 K-뷰티를 오프라인 채널로 확장하면서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4. CJ제일제당, 글로벌 생산공장 확대에 1조 투자...비비고 브랜드 키운다

CJ제일제당은 미국에 의존했던 매출 비중을 낮추고 대표 브랜드인 비비고를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글로벌 식품 생산공장 확장에 1조 원 투자를 실행 중이다.

지난 9월 1000억 원을 투자한 일본 치바 신공장이 가동을 시작했다. 또 1000억 원이 투자되는 헝가리 생산공장도 2026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미국에서 현재 건설 중에 있는 사우스다코타주 신공장은 초기 투자비용이 7000억 원에 육박한다. 완공되면 북미 최대 규모 아시안 식품 제조소가 된다.

5. CJ ENM, 국내 엔터사 최초 사우디 현지 법인 설립

CJ ENM이 지난 7월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에 현지 법인을 세웠다. 사우디는 전체 인구 62% 이상이 30세 미만으로 구성된 젊은 소비 시장으로 대중문화 산업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진다.

CJ ENM은 사우디를 단순한 소비 시장이 아닌 새로운 ‘IP 생산기지’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MCS(음악 기반 IP 생태계 시스템) 전략을 기반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K팝 스타를 발굴하고 현지 방송사 및 사업자와 파트너십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K팝 콘서트를 포함한 공연 사업, 사우디 문화를 반영한 콘텐츠 제작 및 자사 IP 리메이크 등을 추진해 중동 시장 맞춤 K컬쳐 확산에 집중할 방침이다.

6. CJ푸드빌 뚜레쥬르, 말레이시아 첫 매장 오픈

6월 4일 CJ푸드빌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선웨이 피라미드 2층에 60평 매장을 오픈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형 공간으로 구성해 K-베이커리 대표 주자로서 아이덴터티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운영 중인 공장을 기반으로 시너지 극대화도 노린다.

7. 택배 분기 매출 1조 노리는 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의 올해 3분기 택배 사업(오네, O-NE) 매출이  96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늘었다.

6월부터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주 7일 배송(매일오네) 효과가 본격화 되면서 택배 물량이 반등했다. 당일, 새벽 배송 및 풀필먼트 등 신사업 매출도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4분기 성수기에 CJ대한통운이 사상 처음으로 분기 택배 매출 1조 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 경영리더 승진자 중 27.5%가 여성...장나연·김수주 89년생 최연소

11월 CJ그룹은 '2026년 신임 경영리더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여성 인재 발탁 기조가 확연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월 단행된 정기 임원 인사에서 경영리더로 승진한 신임 임원 중 여성은 11명으로 전체 승진자의 27.5%를 차지했다. 역대 최대 비중이다. 이에 그룹 여성 임원 비율은 16%에서 19%로 상승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최연소 1989년생 장나연 신임 경영리더를 발탁했다. CJ올리브영은 1989년생 김수주, 1987년생 김도영 신임 경영리더를 발탁했다.

9. CJ그룹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로 오너 일가 스위스 계좌 존재 드러나

올 초 CJ그룹은 국세청으로부터 CJ제일제당 등 그룹 다수의 계열사가 고강도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혐의 목록에는 이재현 회장과 모친인 고(故) 손복남 여사 공동명의 스위스 계좌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이전 개설된 해당 계좌는 2016년 말 해지됐다. 잔액이 많았을 때는 260억 원에 달했음에도 신고 이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세법상으로 잔액 10억 원 이상 해외계좌는 국세청에 신고해야 했다. 이 회장은 과거 미신고 해외재산 약 2000억 원 적발돼 100억여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10. CJ제일제당 임직원, 설탕값 담합으로 기소

검찰은 9월 17일부터 제당 업체와 관계자 대상 담합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가격 왜곡으로 서민 부담을 키우는 담합을 엄정히 단속하라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11월 26일 김상익 전 CJ제일제당 식품한국총괄을 구속 기소하고 임원 2명과 직원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사가 2021년 4월경부터 올해 4월까지 4년간 3조2715억 원 규모 담합을 통해 설탕 가격을 최대 66% 인상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제당 업체들은 2021년 1월 386원이던 원당가가 2023년경 801원으로 인상되자 설탕 가격을 720원에서 1200원으로 대폭 올렸다. 반면 원당가가 578원으로 하락했을 때는 설탕가를 1120원으로 내리는 데 그쳤다.

검찰은 지난 11일 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등 제분업계 주요 3사를 대상으로 담합 혐의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