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성공한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발행어음 성과·수익성 제고 과제
2025-12-12 이철호 기자
모회사인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하나증권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강 대표를 추천했다. 강 대표는 추후 개최되는 하나증권 임추위와 이사회, 주주총회를 거쳐 연임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계열사 대표이사는 최초 임기 2년에 1년 연임을 보장하는 '2+1 임기'를 채우고 물러났지만 강 대표는 여기에 추가 1년 임기를 더 부여받으며 그룹으로부터 굳건한 신임을 얻었다.
◆ 올해 실적 감소에도 재신임 얻은 강성묵 대표, 하반기 실적개선 긍정적
올해 하나증권은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한 1682억 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올해 대형 증권사들이 증시호황과 운용수익 개선으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는 것과 달리 하나증권의 수익성은 오히려 후퇴한 셈이다.
실적 감소에도 하나금융이 강 대표에 대해 재신임에 나선 것은 강 대표 체제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강 대표 취임 첫 해였던 2023년 하나증권은 부동산PF 충당금 여파로 2924억 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됐지만 이듬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올 들어 순이익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흑자전환 이후 체질개선 과정 중이다.
특히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한 628억 원을 기록하며 하반기 들어 실적 개선세로 돌아선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하나증권은 지난 9월 인공지능 기반 초개인화 서비스인 ‘공포-탐욕 시그널’을 론칭하고 하나금융그룹의 외환 플랫폼인 ‘트래블로그’ 연동을 강화한 데 이어 이달 초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하나증권 THE 센터필드 W’를 신규 오픈하며 초고액자산가 고객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금융에서도 8월 2050억 원 규모의 버거킹코리아(BKR) 리파이낸싱 단독 주선에 이어 9월에는 5500억 원 규모의 여기어때 리파이낸싱을 단독 주선하는 등 인수금융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이외에 백년가계협회·펀블·위밋파트너스 등 토큰증권(STO) 관련 기업과 MOU를 체결하는 한편 토큰증권 플랫폼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며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IB 부문에 투자를 진행한 결과 부채자본시장(DCM)에서 10위권 안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고 인수금융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토큰증권 법제화에 대비해 다양한 발행인과 업무 협력하며 다양한 기초자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발행어음 9부능선 넘은 하나증권, 성공적인 시장진입 완수 목표
지난 7월 금융당국에 신청한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사업 인가가 최근 증권선물위원회 문턱을 넘으면서 내년 초 발행어음 출시가 9부능선을 넘은 것도 강 대표의 연임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금융위원회는 10일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하나증권의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과 발행어음 인가안을 심의했다. 오는 17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심의·의결만 마치면 하나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해진다.
하나증권은 지난 2022년부터 발행어음 인가를 위한 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고 모험자본 디지털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다년간 사업 준비에 나서왔다. 올해 발행어음 사업에 대해 최종 인가가 이뤄지면 리테일 부문에서의 고객 확보는 물론 기업금융에 활용할 자금 확보도 용이해질 전망이다.
다만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 NH투자증권(대표 윤병운), KB증권(대표 김성현·이홍구) 등이 이미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상황에서 키움증권(대표 엄주성), 신한투자증권(대표 이선훈)도 참여하게 돼 내년도 발행어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한 2028년까지 발행어음 조달액의 25%를 중소·벤처기업, 중견기업, 벤처캐피탈 등 국내 모험자본에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우량 투자처를 발굴하고 투자 과정에서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한 상황이다.
하나증권은 지난 7월 발행어음 인가 관련 전사 차원의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하고 인가와 동시에 즉각적인 모험자본 공급 확대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인력 정비를 완료했다.
매년 1조 원 이상의 모험자본 투자잔고를 유지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인가 첫해부터 발행어음 총자금의 25% 이상을 모험자본 공급에 활용할 방침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인가를 통해 모험자본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혁신기업과 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건전하고 책임있는 모험자본 공급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