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3년 연속 2000억대 영업적자, 좀비기업 전락하나?…매출원가율 100%로 생산할수록 적자 커져
SKC(대표 김종우)가 올해도 2000억 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3년 연속 2000억 원대 적자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좀비기업’ 전락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연초 전망치 대비로도 적자 폭이 약 2배 커졌다.
주력인 동박과 반도체 유리기판 등 신사업 확대 과정에서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매출원가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매출원가율이 3년째 100%에 달하고 있다.
1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C는 올해 2409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1862억 원 영업이익을 낸 이후 2023년부터 3년째 2000억 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통상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3년 이상 지속되면 기업이 자체적으로 생존할 능력이 없다고 보는 좀비기업으로 간주된다.
SKC의 매출 원가율은 100% 안팎으로 제품을 생산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최근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매출 원가율은 2022년 84.8%에서 2023년 99.4%로 급등했다. 지난해는 101.4%에 달했으며 올해도 3분기까지 99.7%다.
올해 증권가에서 나온 연초 전망치는 1000억 원가량의 적자였다. 작년에 비해 적자 규모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기대됐다. 내년에는 900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100%에 육박하는 매출 원가율이 지속되면서 SKC의 적자 규모는 2배 이상 커졌다. 2026년 역시 적자에서 탈출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임원 인사에서 신임 CEO로 선임된 김종우 대표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면서 신사업을 위한 투자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매출 원가율이 100%에 육박하게 된 것은 반도체, 화학분야를 주력으로 하는 SKC가 신사업으로 낙점한 반도체용 유리기판과 이차전지, 동박 사업이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 등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SKC의 주력 제품인 동박은 머리카락 굵기의 약 30분의 1에 해당하는 두께 10마이크로미터(㎛) 내외의 초박형 구리막으로 이차전지 4대 소재 가운데 하나인 음극재 표면에 적용되는 핵심 소재다.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동박 판매 물량이 감소한 데다 생산 축소에 따른 가동률 하락이 겹치며 매출원가율이 상승했다. 여기에 산업용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으로 전력비 부담까지 확대됐다.
실제 전지박 공장 가동률은 2022년까지 88.1%에 달했지만 2023년 54.7%로 급락했고, 지난해에는 34.3%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 가동률은 회복했지만 여전히 58%에 머문다.
SKC는 지난해 말 미국 조지아주 코빙턴에 반도체 패키징용 유리기판 생산 공장을 준공했지만 현재는 시운전과 함께 유리기판 시제품 생산을 진행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글로벌 빅테크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인증 프로그램도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업적 매출이 본격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다.
SKC는 내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현재 단계에서는 설비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인력 확충 비용 연구개발비 등이 선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C가 신사업의 실적 실현이 이뤄지기 전까지 원가율 부담이 지속되고 단기간 실적 반등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SKC 관계자는 “공장가동률이 점차적으로 개선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현재 추진하고 있는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