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안 검토 중"...로저스 쿠팡 대표, 개인정보 유출 사과
2025-12-17 이정민 기자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청문회에서 로저스 대표는 “개인정보 유출로 심려와 우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현재 내부적으로 보상안을 검토 중이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책임 있는 조치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상안 마련 여부를 묻자 로저스 대표는 “조사가 매일 진행되고 있고 여러 규제 기관과 성실히 협력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와 함께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보상 방안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쿠팡이 이번 사고와 관련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당 정보 유출은 미국 개인정보 보호법상 의무 공시 대상은 아니다”라며 “사안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SEC 공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SEC 보고서를 통해 네트워크 시스템 정보 유출을 기업 경영의 주요 리스크로 명시한 것이 내부 통제 취약성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브랫 메티스 쿠팡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는 “사건 인지 직후 관련 서명키를 즉각 폐기해 추가 악용 가능성을 차단했다”며 “규제기관 및 외부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과 함께 전반적인 보안 통제 체계를 재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비롯한 핵심 증인들이 대거 불출석하면서 여야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불출석 사유를 묻자 로저스 대표는 “쿠팡 한국의 대표이사로서 성심껏 답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으로부터 별도의 지시를 받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고 규제기관의 우려를 해소하고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라는 취지의 공감대를 공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로저스 대표는 “데이터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 불필요한 개인정보는 보관하지 않는 방향으로 내부 기준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국민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 사고”라며 “책임 있는 인사들의 불출석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범석 의장은 다섯 차례에 걸쳐 국회 출석을 거부했다”며 “한국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수장이 침묵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글로벌 CEO라는 이유로 국회 청문회를 회피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쿠팡 매출의 약 90%가 한국에서 발생하는데도 회사의 존폐가 걸린 사안에 최고 책임자가 나오지 않는 것은 한국 시장을 경시하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김범석 의장이 국정감사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했다며 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김 의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도 두 차례 불출석했다”며 “법과 절차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