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세계 3위 웨이퍼 업체 SK실트론 인수…반도체 밸류체인 강화

2025-12-17     선다혜 기자
두산그룹이 세계 3위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을 인수한다.

17일 SK㈜는 SK실트론 지분 매각과 관련해 ㈜두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세부 조건은 향후 협의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며 관련 내용은 결정 시점 또는 3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칩 제조에 필수적인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한 전문 제조사다. 12인치 웨이퍼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위 수준이다.

매각 대상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전체 기업가치를 약 5조 원으로 평가하고 있어 인수 금액은 3조 원에서 4조 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나머지 지분 29.4%를 함께 매각할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두산그룹은 반도체 테스트 기업 두산테스나를 인수하고 자회사 엔지온을 편입하는 등 반도체 소재와 장비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 재편을 진행해 왔다. SK실트론 인수가 성사될 경우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에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의 전자BG가 생산하는 반도체 기판용 동박적층판(CCL)은 PCB 업체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미국 엔비디아에 공급되고 있다. 

이를 위해 두산은 경북 구미에 위치한 SK실트론 본사와 생산시설에 대한 실사에 착수하는 등 인수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그룹은 올해 초부터 사업 재편 전략의 일환으로 SK실트론 매각을 추진해 왔다. 지난 6월에는 국내외 사모펀드 등을 포함해 여러 후보가 예비실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시장에서는 올해 3분기 중 거래가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매각 조건을 둘러싼 이견으로 협상이 지연됐다. 이후 두산이 지난 10월 인수 검토 사실을 밝히며 협상 구도가 새롭게 형성됐다.

양측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계기로 최종 인수 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