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엔진, 한화그룹 편입 후 실적 환골탈태...영업익 14배↑, 넉넉한 일감으로 성장가도 예약
2025-12-24 선다혜 기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구축한 선박 밸류체인 속에서 한화오션과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는 모습이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엔진은 올해 매출 1조3847억 원, 영업이익 1200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은 15.2%, 영업이익은 67.8% 증가하는 수치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률은 8.6%로 전년 대비 2.7%포인트 높아진다.
넉넉한 수주잔고로 2026년에는 영업이익이 50% 이상 늘고 영업이익률은 12%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엔진(구 HDS엔진)은 과거 두산그룹 계열사였으나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2018년 3월 사모펀드 운용사 소시어스와 웰투시인베스트먼트에 2300억 원에 매각됐다. 한화임팩트(대표 김동관·양기원)가 지난해 2월 2269억 원에 인수했다.
한화그룹 편입 후 한화엔진 실적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2022년 295억 원의 적자를 냈고 2023년 87억 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715억 원으로 721.8% 증가했다.
2023년 5월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조선업에 진출한 한화그룹은 한화엔진 인수로 자체 기술력을 통해 선박 건조부터 선박 엔진까지 생산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선박 원가의 10~15%가 핵심부품인 선박엔진이 차지하는 점에서 선박 건조를 담당하는 한화오션과의 시너지가 발생해 원가 경쟁력 높아졌고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선박 밸류체인 완성을 위한 김동관 부회장의 선택이 한화엔진 실적 개선으로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실제 한화엔진은 한화오션과의 협업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는 주요 매출처 비중에서도 확인된다.
2023년까지 한화엔진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곳은 삼성중공업(27.2%) 이었다. 한화오션은 25%. 하지만 지난해는 한화오션 점유율이 33.5%로 크게 높아졌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한화오션 점유율이 38.3%로 더욱 높아졌다.
한화엔진은 지난해 12월 한화오션이 건조하는 선박 물량에 841억 원 규모 자사 엔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 11월에도 한화오션과 2703억 원의 엔진 공급 계약을 추가로 맺었다.
한화엔진을 인수한 한화임팩트도 연결실적에서 적자폭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임팩트는 2024년 946억 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냈다.
한화엔진은 친환경 선박 수요 확대에 대응해 고부가 제품인 DF(이중연료) 엔진 수주 비중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다.
DF엔진은 디젤과 가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개념의 엔진으로 기술 난이도가 높고 시운전에 시간이 오래 걸려 수요 대비 공급이 제한적인 분야로 꼽힌다.
한화엔진 측은 “선박엔진과 엔진 부품을 중심으로 친환경·고효율 기술 개발에 발맞춰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탈탄소화와 선박 디지털화 흐름에 맞춰 친환경 선박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선박엔진 관련 신규 사업 기회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 수주잔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2조5472억 원이었던 수주잔고는 지난해 3조3842억 원으로 32.8% 늘었다. 이어 올해 9월말 기준으로는 3조9881억 원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매출 기준 3년치 일감을 확보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