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년사, "기존 성공방식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

2025-12-22     선다혜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2일 국내외 임직원들에게 신년사를 담은 영상을 이메일로 전달했다. 임직원들이 한 해를 차분히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할 수 있도록 2022년부터 신년사를 연초가 아닌 연말에 공개하고 있다.

이날 구 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올 한 해도 고객을 향한 마음으로 도전과 변화를 이어온 모든 구성원께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을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규정하며 과거의 성과를 만들어낸 방식에서 벗어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LG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꿈꾸고 이를 현실로 만들고 있지만, 우리의 노력 못지않게 세상의 변화도 더 빨라지고 있기에 지금까지의 성공 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의 의미에 대해 “현재의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고객에게 꼭 필요한 가치를 선제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조직 전반의 사고방식과 행동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2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이메일을 통해 국내외 임직원들에게 신년사를 전달했다. 사진=LG그룹

구 회장은 혁신의 출발점으로 선택과 집중을 제시하며 “핵심 가치가 분명해질 때 혁신의 방향성이 명확해지고 조직의 역량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며 “선택한 영역에서는 남들이 쉽지 않다고 여기는 수준까지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우리는 지금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변곡점에 서 있으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책임과 기회를 동시에 갖고 있다”며 “10년 뒤 고객을 미소 짓게 할 가치를 선택하고 그 목표에 오늘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혁신이야말로 LG가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신년사 영상에는 외부 전문가들의 인터뷰도 함께 담겼다. 이는 기술 환경과 경쟁 구도, 고객 인식, 조직 운영 전반의 변화를 보다 입체적으로 공유하기 위함이다. 

조지 웨스터만 MIT 수석연구과학자는 생성형 AI를 비롯한 신기술을 언급하며 “전기나 인터넷이 사회 전반을 바꿔놓았던 것처럼, 앞으로도 이에 필적하는 수준의 기술적 전환이 삶의 여러 영역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AI 중심의 변화가 가속화되는 환경에서 기업 간 경쟁과 고객의 기대, 투자자 요구 역시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며,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변화의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닐 굽타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스타트업뿐 아니라 글로벌 테크 기업과 전통 대기업까지 비즈니스 전략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며 “자본과 자원이 충분하더라도 과거의 방식만으로는 더 이상 성과를 내기 어렵고, 기존 틀을 깨는 사고와 혁신적인 접근을 통해서만 지속적인 성장과 생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미영 트렌드코리아컴퍼니 대표는 소비자 인식의 변화를 언급하며 “소비자들은 단순히 가격이나 품질을 비교하는 데서 나아가 그 안에 담긴 가치와 의미를 꼼꼼히 따진다”며 “왜 이 가격인지, 어떤 차별적 경험을 제공하는지 분명히 설명할 수 있는 브랜드만이 선택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9년 신년사를 통해 ‘고객’을 LG그룹이 나아갈 핵심 방향으로 제시한 이후, 해마다 신년사를 통해 고객가치 중심의 경영 메시지를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2020년에는 고객 불편과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2021년에는 고객 초세분화를 통한 깊은 이해와 공감을, 2022년에는 되돌릴 수 없는 차별적 고객경험 창출을 강조했다.

2023년에는 ‘내가 만드는 고객가치’를 화두로 구성원 주도의 고객감동을 내세웠고, 지난해에는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을 통해 시장 선도를 주문했다. 올해는 ‘도전과 변화의 DNA’를 바탕으로 미래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 창출을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